500원짜리가 몇십몇백이 될 수도?
흔한 품종도 잘 키우면 돈된다 ‘신비한 다육식물 세계’

다육식물의 매력에 푹~ 빠진 수강초(다육)동호회 회원들을 소개한다. 왼쪽부터 정오영(회장), 노선주, 심만섭, 손은선, 노귀종, 장영석 씨.

지금은 다육이가 제일 안 이쁜 시긴데 하필이면 또 이때 오셨어~” 후덥지근한 하우스 내부를 가득 채운 초록빛 다육이들을 보살피느라 바쁜 훈장님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다육식물의 진가는 가을부터 시작된다. 가을에 단풍이 물들 듯 울긋불긋 빨강, 분홍, 보라 빛깔 등으로 물들며 겨울에는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다. 아쉽게도 올겨울 치장을 준비하며 여름잠(?)에 빠진 다육이들은 현재 1년 중 가장 평범한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하우스 안에는 다양한 다육식물로 가득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빈 화분 아니 빈 컵만 봐도 채우고 싶어요.” 오래돼서 못 쓰는 그릇도 예쁜 다육이 몇 그루면 작품이 된다. 버려진 화분, 심지어는 깨진 변기까지 다육이로 꾸며놨더니 방문객들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사진을 찍어가는 명물이 됐다. 보고만 있어도 좋고 사람을 아주 중독되게 만드는 요 다육이에 푹 빠진 사람들이 있다.

천년의빛영광수강초 다육연구회회원들에겐 정성 들여 키운 다육식물이 자식만치 소중하다. 일본말인 다육식물보다 우리말인 수강초가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동호회가 자리 잡은 400평 규모의 농장에는 셀 엄두도 안 나는 종류의 다육식물들이 가득하다. 손톱만 한 작은 크기부터 정말 다육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크고 독특하게 생긴 식물도 있다. 멀리서 보면 같은 종류 같아도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김새, 색깔, 무늬가 각양각색이다. 커다란 화분에 구멍을 뚫어 다육식물로 장식한 공예작품들도 눈에 띈다.

앞에 놓인 천원짜리 다육이 열댓개로 만든 작품.
앞에 놓인 천원짜리 다육이 열댓개로 만든 작품.

보는 것만으로도 그저 행복한 다육이지만 잘만 키우면 수익도 낼 수 있다.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자구(새끼) 번식이 용이해 수를 늘려 재판매하면 된다. 하나의 다육식물을 여러 개의 화분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신품종이나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생김새가 특이한 경우, 번식이 까다로운 식물이면 가치가 치솟는다. 참고로 재배, 번식을 통해 개체 수가 많아진다면 가격이 내려갈 수 있으니 재테크를 고민한다면 품종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같은 식물이라도 오래 묵혀서 크기를 키우거나 모양을 잡아 독특하고 기이한 수형을 만들 수도 있다. 흔한 품종이라도 화분이나 소품을 통해 멋스러운 작품이 된다.

손톱만한 화분 안에서도 용케 멋지게 자란 다육이가 뿌듯한 정오영 회장.
손톱만한 화분 안에서도 용케 멋지게 자란 다육이가 뿌듯한 정오영 회장.

회원들 사이에서 훈장님으로 통하는 정오영 회장은 다른 식물을 키우는 것보다 중독성이 강한 다육이는 바디 자체가 꽃이다 보니 무한매력을 가진 식물이다잘만 키우면 자구를 올릴 수 있어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품목이다고 말했다. 마을 전체를 식물로 꾸미는 게 목표라는 훈장님은 영광에 계신 모든 분들이 언제든 농장에 들러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다육식물들을 보며 풀고 가셨으면 한다.

외출이 꺼려지는 코로나19 시대에 집콕(집에 콕 머무는 생활)’이 지친다면 소소하게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 다육이 하나 반려식물로 입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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