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시인

정형택 시인
정형택 시인

고작 20년을 산 아들놈도, 80년을 넘게 살아 오신 어머님도 이런 세상 처음 살아 보았다고만 하는 코로나19의 시대, 허기야 젊어 본 사람이거나 늙어보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함께 겪어가야 하는 시대다. 그래서 살아가는 세상의 형태를 나타내는 말도 낯설기만한 어휘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비대면이니 언택트니 팬데믹이니 하는 어휘는 안 들어 보았으니 말이다.

9시 뉴스시간 맞추어 TV앞에 앉으면 모두가 관심이 가는 뉴스는 오늘 하루 확진자의 수에 귀를 모은다. 그만큼 국민 모두가 두려움 속에서도 행여나, 행여나 하면서 앉아 있다. 조금만 숫자가 줄어졌어도 알게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전 국민 모두가 빨리 상태가 나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모두의 이익을 무시하는 행태의 모습들이 TV화면에서 나오면 자기도 모르게 죽일 놈, 죽일 놈들, 혀를 차대는 시청자들이 그리 많아도 자제할 줄 모르는 비인간적인 사람들은 언제나 이 땅에서 사라질는지.

군내 가까이서 80이 넘은 누님 한 분이 혼자 사시고 있다. 경로당도 폐쇄하고 읍내도 나다니기 불편해서 허구한날 해제만을 기다리며 애절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계신다고 하신다. 집으로 모셔 오실 수도 없는 형편이고 내가 자주 들여다 보는 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누님 말씀으로는 마을에 낯선 사람이 오는 것조차 꺼려한다고 하니 비정한 세상 같지만 방역 차원에서 보면 참 잘하고 있어 박수를 보낼일이다. 나도 그 말씀을 들은 후부터는 안부 전화만 할 뿐이다. 돈도 아껴지고 시간도 벌어지니 좋으련만 이런 상황이 길어지니 이러다가 지척에 두고도 누님을 못보게 되는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면 하루하루가 야속해지기만한다. 조카들도 다 멀리 살아 다녀갈 수도 없고 전국이 방역 차원에서도 대면하는 일이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은 더욱 조용해지고 비정해져서 노부모들이 기다림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서울에서는 심각단계를 보이고 있으니 자식들 보고싶은 근심과 걱정이 아니라 서울에서 자꾸 늘어나는 확진자 수 때문이리라.

서울이 편안해져야 나라가 편안하고 나라가 편안해져야 보고싶은 자식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마을마다 노부모들은 근심 버리지 못하고 마음 속으로 빌고만 계신다.

단속하지 않아도 마스크를 꼭 쓰시고 집 앞마당만 나왔다 들어가셔도 손을 씻고 리장이나 반장이 찾아와도 비대면을 실천하시는 노부모님들이 장하기만 하신다.

반면에 도심으로 나갈수록 단속하지 않으면 마스크도 쓰지 않은 행인들 지하철, 공용버스, 교회, 등에서 벌어지는 방역에 대한 훼방을 놓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아 코로나19가 확산되어 지고 있으니 착한 국민들은 분노 하고 있지 않는가.

방역기관에서 하라는 지침대로 잘 지켜 가다가도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나도 모르게 전염 되는 경우도 있지만 모두에게 유익한 일이 되도록 빨리 신고하고 대처해서 지침대로 따른다면 되는데. 숨기고 거짓말로 되는 일도 아닌데. 아직도 그런 착각 속에서 나타나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국민들이 날마다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가 좀 느긋해지는때에 아들의 전화를 받고 이것저것 함께 먹으려고 준비해놓은 음식들이 비협조적인 사람들로 인해 다시 상태가 엄중해지고 보니 못내려오는 자식들, 그 자식들을 기다리고만 있는 부모 마음을 헤아려 이제부터라도 방역의 작은 일에 힘을 합쳐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람 모이는 곳 외출자제 등 잘 지켜 다가오는 추석에는 함께 만나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며 밀렸던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 화목한 명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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