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신/ 농협영광군지부 영광군지부장

위기 속에서 아마존은 역발상 투자로 비상하고 있다. 1826년 창업한 로드앤드텔일러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의 백화점으로 맞춤형 쇼핑 최초 도입 등 유통업을 선도했던 194년 역사를 뒤로하고 20208월 파산신청을 했다. 이 거목이 쓰러진 자리를 새롭게 사들인 기업은 아마존이다. 118년 역사의 JC페니는 20204월 파산보호 신청을 냈고 아마존은 JC페니가 내놓은 대규모 부동산을 싼값에 사들여 물류창고로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아마존 행보는 기존 유통업체들이 가진 무대를 도심 내 물류센터 겸 새로운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아마존은 20178월 홀푸드를 137억달러에 인수해 2시간 내 신선식품 배송이라는 유통 혁명을 일으켰다. 거대 유통공룡인 월마트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모바일 쇼핑 분야를 강화하며 기사회생했다. 2014년 취임한 최고경영자 더그 맥밀런이 디지털 퍼스트 전략, 오프라인 투자를 대폭축소하고 디지털화 전략에 집중했으며 내부역량으로 부족한 부분은 인수합병을 통해 온라인화에 집중, 생필품 2시간 배달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는 통합적 사업모델을 통해 금년 5월 기준 이베이를 누르고 미국 온라인 판매 2위로 올라섰다.

디지털화와 코로나19사태로 수많은 미국 유통기업이 쓰러져가는 상황에서 국내대형마트 등도 다양한 판매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영광관내농협 역시 이러한 시대를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방안마련에 집중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합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다. 영광농협은 별도의 팀을 꾸려 담양농협 온라인마케팅 사례, 강진 초록믿음 온라인마케팅 사례 등 다양한 벤치마킹 대상을 탐방하고 향후 런칭해야 할 사업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영광군통합RPC 역시 온라인판매팀을 구성하여 온라인쇼핑몰을 대폭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평소에도 조합장님들은 지금 당장 판매해야할 농산물유통사업에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다. 하지만 동시에 미래의 농산물 판매는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에 대한 질문세례와 사례요청을 아주 많이 하신다. 그분들의 고뇌와 걱정과 열정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영광농협은 농산물 판매 확대를 위해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장했다. 로컬푸드운동은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개되고 있는 운동이다. 이탈리아의 슬로푸드(Slow Food)와 영국의 리얼푸드(Real Food) 운동, 미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파머스마켓(농업인시장)과 팜투스쿨(Farm to school) 소비운동, 일본은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으로 201623천개 직매장에서 10조원의 매출을 넘어섰다. 한국 농협에서는 신토불이 운동과 더불어 2012년 전북 완주 용진농협에서 첫 직매장을 개설한 이후 로컬푸드를 확대해 왔다. 2018년말 기준 전국 농협에 200개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37천 농업인이 농가당 연평균 83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3,000억원의 소득증대를 이루고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 구매비용은 연간 640억원 절감한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로컬푸드운동은 꾸러미사업, 학교급식으로 확대 진화해 가고 있다.

로컬푸드는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할까?

먼저 소비자분들께 드리는 선물은 신선함, 안전함, 저렴함을 제공한다. 로컬푸드직매장에는 매일 매일 새로운 농산물이 진열된다. 음식재료의 으뜸은 신성함이다. 이동거리가 길면 길수록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써야 하는데 로컬푸드에는 매일 신선한 음식재료가 준비되어 있다. 코로나19는 건강한 먹거리 수요를 증가시켰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최우선적으로 찾고 있다. 이러한 안전한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는 곳, 바로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믿고 구매할 수 곳이 로컬푸드이다. 최근 장마와 태풍으로 채소 값이 많이 상승했지만 영광농협 하나로마트내 로컬푸드직매장에서는 영광농업인들이 생산한 싱싱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선한 과채류와 지역 농산물이 유통단계가 대폭 생략되어 바로 판매되기 때문에 우리지역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둘째, 농업인에게는 안정된 소득을 제공한다. 영광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영광관내 130여 농가가 참여해 약 200개 품목이 판매 중이다. 로컬푸드 참여농업인은 연중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경쟁력이 확보되고 농업인들이 직접 가격을 정해 빠른 회전율로 판매할 수 있다.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매장에 진열 판매하니 농업경영에 더 보람을 느끼실 수 있다.

셋째, 우리 모두에게 보다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많은 식재료들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바다를 건너고 트럭으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화학 연료가 사용되며 온실가스가 배출되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한다. 로컬푸드는 푸드마일리지(1994년 영국 환경운동가 팀 랭이 식품생산량<>에 수송거리<km>를 곱해 계산)를 줄이고 환경을 보전하며 영광경제에 활력을 제공할 것이다.

로컬푸드 이용으로 소비자들은 다양하고 풍요로운 식탁에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즐기시길 권한다. 자투리땅이라고 농작물을 심어 생산 활동에 참여하고픈 농업인들께, 애써 키운 농작물을 팔 곳이 없어 막막한 분들께 로컬푸드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 조력자가 되었으면 한다. 로컬푸드를 통해 농업과 밥상이 함께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새로운 판매방식의 로컬푸드와 디지털화에 따른 농산물 판매에 노력들이 한데 모아져 농업인과 고객 모두에게 혜택을 받는 새로운 농산물유통시스템 마련에 농협은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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