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대한체육회장 선거… 석달 남기고 불꽃 접전
이기흥 현 회장에 장영달·유준상·이동섭·강신욱 5파전 양상

올해 1월 전국적으로 열린 민선 체육회장선거가 흥행을 거뒀지만 코로나19 사태라는 복병에 부딪히며 전국의 체육회장들이 개점휴업중이다.

특히 영광군체육회는 올해 4월 제59회 전남체전을 열지 못하는 불상사도 일어났다. 간신히 취소가 아닌 내년 제60회 전남체전으로 영광에서 개최한다는 이사회의 득을 얻어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 조짐이 들쑥날쑥하면서 내년 전남체전도 오리무중이다. 대한체육회도 사정은 영광군체육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대한체육회도 올림픽을 포함한 전국체전, 소년체전 등 모든 대회를 취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1월 두 번째 민선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치른다.

선거를 3개월여 앞둔 이 시점에서 벌써 4선 경력의 국회의원 출신 2명을 포함한 정치권 인사들과 현직 체육교수 등이 출사표를 던져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중순에 치러질 이번 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이 회장을 비롯하여 전북 전주에서 1992년 제14대 국회부터 200417대 국회까지 4회 연속 당선된 장영달(72) 전 대한배구협회 회장과 전남 보성에서 1981년 제11대 국회부터 199214대 국회까지 4연임에 성공한 유준상(78) 대한요트협회 회장이 4선 국회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득표 활동이 한창이다.

여기에 20대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 간사와 평창동계올림픽 특위 위원을 역임했던 이동섭(64) 전 의원과 하키선수 출신으로 체육학을 전공한 강신욱(65·단국대 교수) 전 한국체육학회 회장도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기흥 회장은 “1920년 출범한 대한체육회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는데 새로운 100년의 시발점에서 스포츠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엘리트 스포츠 위주에서 모두를 위한 스포츠(Sports For All)’로의 진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전제로 학교체육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생활체육 진흥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장영달 명예총장은 고 최숙현 양의 죽음과 관련해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면서 체육계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힘을 모아 한국체육을 혁신하지 않으면 체육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불구, 최근까지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5시간 내 완주한 유준상 대한요트협회 회장은 대한체육회도 이제 변해야 한다. 디지털시대에는 정보통신 전문가가 회장을 맡아 새로운 IT 기술로 체육계의 언택트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며 자신이 차기 대한체육회 회장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1970년대 서울대 체육학과 재학시절 필드하키 선수로 활약했던 강신욱 단국대학교 스포츠과학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는 이제 대한체육회장은 체육인이 맡아야 한다. 국회의원 출신이나 정치권 언저리에서 맴돌던 인사가 체육회장 자리만 꿰차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동섭 전 의원은 2016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진출, 4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228개 시장 군수 구청장이 겸임했던 지방체육회장직을 모두 민간인이 맡도록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가장 큰 업적으로 꼽았다. 이 전 의원은 지방 체육이 이제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 자립할 수 있게 됐다면서 최근 지방체육회의 법인화 법안도 21대 국회 관련 소위원회를 통과했으므로 앞으로 예산 확보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 15000여 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추첨으로 뽑힌 1,500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이번 선거에는 후보마다 7000만원의 공탁금을 걸게 돼 있는데 일정 비율의 득표를 하지 못하면 공탁금을 모두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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