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전 홍농농협 조합장

최근 농산물 절도 사건이 각처에서 계속되고 있지만 그 검거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금년에는 긴 장마에 폭우, 연이은 태풍에 따른 농산물 피해가 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농산물 절도가 더욱 기승을 부려 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최근 경찰청의 국정감사 자료에 다르면 농산물 절도사건은 2016554, 2017540, 2018507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847건으로 크게 늘었는데 그 검거율은 4년 평균 45% 그치고 있다. 지난 해 절도범 검거율이 전국 평균 61%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조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농산물 절도범 검거율이 이토록 낮은 것은 농촌지역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시설부족과 아울러 절도사실이 뒤늦게 파악되면서 범죄 추적이 사실상 어려운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욱이 농산물 절도는 죄질이 매우 나쁜 범죄다. 어려운 농민들에게 경제적 피해뿐만아니라 애지중지 재배한 농산물을 도난당했다는 깊은 실망감과 허탈감을 주기 때문이다. 다라서 절도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또 검거율을 제고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농산물 보관장소등(창고등) 도난 우려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정기순찰을 강화하고 절도사건 발생시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검거율을 반드시 높여야 한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농촌지역에 CCTV 설치를 확충하는 등 방범시스템 구축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경찰도 농산물 수확철을 맞아 애써 지은 농산물 보관 창고를 비롯한 거점지역 순찰을 강화 하는 등 절도 사건 예방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경찰력 부족 등으로 사실상 한계가 있다.

이와 함게 우리 농민 스스로도 각별히 주의하고 또 챙겨야할 필요가 있다. 우선 마을 주변을 배회하는 낯선 차량을 발견했을 때는 차량 번호를 적어두거나 사진을 찍어두면 절도사건의 예방책이 될 수도 있다. 농산물 보관 장소에 CCTV 설치가 어려운 경우 차량의 블랙박스를 활용해 주변에 차량을 주차해 놓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현금은 가까운 금융기관에 보관하고 귀금속은 분산 보관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관할 경찰서가 끊임없는 순찰을 통해 범죄예방 활동을 실시할 수 있도록 예약 순찰을 신청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지금 농촌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수입농산물, 그리고 야생동물의 피해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을 두 번 울리는 그같은 일이 없도록 치밀하고 지속적인 예방활동과 절도사건 발생시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농산물 절도 사건을 근절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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