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진 난원 영광노인복지센터장

집에 컴퓨터가 없는데 인터넷 교육을 어떻게 받으라고요?”, “회원가입을 하라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온라인 교육을 준비하는 요양보호사의 볼멘소리다. 노인시설 종사자는 연 1회 인권교육 이수가 의무다. 지난해부터 코로나 확산으로 집합교육이 어려워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했다. 매일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컴퓨터가 없는 요양보호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호소해왔다. 두 팀으로 나눴다. 컴퓨터가 있으면서 활용이 가능한 1팀은 혼자서 교육에 참여토록 했다. 컴퓨터가 없거나 활용이 어려운 2팀은 퇴근 후 사무실에서 직원의 도움을 받아 교육을 이수토록 했다. 교육의 질을 논하기에 앞서 영상 시청을 위해 회원가입부터 교육신청, 이수증 발급까지의 과정이 만만치가 않았다.

요즘 TV에 관객 없이 노래도 하고 음식도 만들며 랜선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부쩍 많아졌다. 처음 볼 때는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익숙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온라인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새도 없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올해 초중고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이했다. 연 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불편함이 있었는가. 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초중고생의 학습권을 위해 2022년까지 전체 교실에 와이파이를 100% 구축한다고 한다. 5G 보급률은 올해 14.3%에서 202570%까지 높이겠다고 한다. 이처럼 코로나 이전과 비교할 때 컴퓨터 보급률이나 와이파이망이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관공서에 기나긴 줄을 섰던 진풍경이 기억난다. 젊은 층은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한 반면 상대적으로 고령층이나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분들은 관공서를 방문했을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2019 디지털정보 격차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정보 취약층의 PC, 모바일, 무선 정보통신기기, 인터넷 이용 등 디지털정보 접근과 활용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다. 일반국민의 정보화수준을 100으로 볼 때, 저소득층의 정보화수준은 87.8%의 수치를 보였다. 장애인은 75.2%, 농어민은 70.6%, 고령층은 64.3%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노년층이 디지털 활용도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인터넷으로 사람과 소통하고 물품을 구입하는 온라인 시대가 되면서 해결할 문제도 생겨났다.

기기 사용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의 휴관명령이 반복되면서 시설 이용에 제한이 따르자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곳이 늘었다. “사진을 어떻게 올려야 하나요?”, “글을 썼는데 전부 지워져 버렸어요.”, “처음 화면이 사라져서 보이지 않아요.” 인터넷이 익숙지 않은 사람은 답답할 노릇이다. 고령층에게 왜 편리한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78.9%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라는 답변에서 보듯 사용방법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시설에서는 그간 이용요금 납부서는 문자로 발송해 왔다. 보호자에게 서비스 제공의 신뢰성을 높이고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2개월쯤 지날 무렵, 내야 할 금액을 왜 알려주지 않느냐며 보호자가 시설을 찾아왔다. 휴대폰을 달라고 해서 살펴보니 새로운 프로그램이 구동되지 않는 구형 단말기였다. 이 보호자에게는 기존방식으로 문자를 발송해 주기로 하고 문제해결은 했다. 온라인 시대에 발맞춰 가려면 단말기를 스마트폰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고령층은 비용이 부담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도 비대면 서비스는 계속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국민 모두가 데이터 걱정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공공와이파이 정책이 개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령층의 단말기 구입비용이 가계에 부담되지 않아야 한다. 5G 서비스 지역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년층, 취약계층의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도 마련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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