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8천원 백반집 처음 가격 그대로
맛에 반하고 넉넉한 인심에 또 반하고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요?’ 명물 계란찜

때로는 푸짐하고 자극적인 음식에 시선이 끌리기도 하고, 때로는 새롭고 특이한 맛에 궁금증이 생긴다. 그래도 결국 돌고 돌아 집밥이 그리워진다. 몇 가지 밥반찬이 정갈하게 놓인 상차림은 입 안 가득 군침을 돌게 한다. 매일 달라지는 반찬으로 언제든 찾아가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우리 동네 가정식 백반집을 소개한다.

아무거나 시켜도 다 맛있다고 하시더라고. 그래도 오시는 손님들마다 맛없다는 소리는 안 하는 것 같아. 그 힘으로 이 세월을 버틴 거지.”

군농협 뒤에 위치한 백년식당13년째 손맛을 이어오고 있다. 식당의 모든 일은 성재수 대표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밑반찬 하나하나부터 메인요리까지 그날그날 직접 만들어서 밥상에 올린다.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하며 요리의 재능을 깨우친 성 대표는 당시 부대 대표로 표창을 받고 휴가를 나갈 정도 음식 솜씨가 뛰어났다고 한다. 제대 후 82년도에 조리사자격증 따기도 했지만, 요리가 아닌 다른 사업을 해왔다. 그때부터 식당을 했으면 반백년식당(?)’은 됐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업이 순탄치 못하자 주변에서 음식 솜씨가 그리 좋은데 왜 썩히고 있냐며 채근하고 제 일같이 걱정해줬다. 한번씩 지인들에게 직접 한 요리를 대접할 때마다 재수가 밥해줬는데 진짜 맛있게 먹고 왔다며 칭찬일색이었다. 그참에 마침 지금 식당 자리가 나자 무작정 백년식당을 열었다.

지금은 반찬도 뚝딱, 메인 요리도 뚝딱 능숙하게 차려내지만, 처음엔 실수도 있었다. 손질된 닭과 오리가 헷갈려서 오리고기로 닭볶음탕을 만들다가 지금쯤 익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고기가 안 익지?’ 했던 우스운 일도 있었다. 식당에 오신 특별손님이 오늘은 서대탕이 먹고 싶다며 특별주문을 주자 시장에서 생물이 아닌 간이 된 서대를 사와서 혼쭐난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럴 때도 있었지 싶다.

동네 백반 맛집의 가장 큰 장점은 반찬이다. 때를 잘 맞추면 지금 가장 맛있는 싱싱한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반찬을 맛볼 수 있다. 메인에는 언제 먹어도 맛있는 애호박찌개, 우렁청국장, 김치찌개 그리고 생선구이가 있다. 꼬들꼬들하게 잘 익은 굴비는 개인 접시에 2마리씩 깔끔하게 나온다. 영광에서는 집에서도 굴비를 워낙 자주 먹기 때문에 지겨울 만도 하지만 식당에서 먹는 맛이 또 다르다. “꼬실꼬실 꾸워서 그놈을 뜯어먹으면 참 맛있어.”

계란찜과 김, 멸치볶음은 항상 모든 메뉴에 함께 나온다. 특히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이 치솟은 계란찜은 이 집만의 명물이다. 계란찜 안 나온다고 밥 안 먹고 기다리시는 손님들도 계신다. 손님들마다 계란찜 올리는 비법을 묻는다. 방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계란 신선도, , 불 삼박자가 딱딱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방법을 알려줘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외에도 닭·오리 요리, 갈비찜, 서대탕, 아귀탕 등 손맛 좋은 주인장이 정성 들여 만든 요리들이 가득하다. 인심 좋은 사장님의 넉넉한 서비스는 기본이다.

 


백년식당

영광읍 중앙로54

군청사거리 농협 후문 맞은편

성재수 대표

061)353-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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