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수/ 영광농협 조합장

觀相不如骨相 骨想不如心相(관상불여골상 골상불여심상)”독자들께서도 익히 잘 알고 계시는 중국 송나라 시대의 명재상 이었던 범문공(범중엄)과 관련하여 유래된 고사내용이다.

범문공이 청년시절 당시 유명한 관상쟁이가 있었다. 그 관상쟁이는 관상을 보러오는 사람이 대문에 들어설 때 샛문 유리를 통해 먼저 관상을 보고 성공할 정도에 따라 일국의 재상이 될 상 같으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정중히 맞아들이는가 하면, 원님쯤 될 상이면 토방쯤 나가서 맞아들이고, 그렇지도 못할 사람 같으면 아예 문도 열어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오라 하는 등 사람에 따라 맞이하는 태도가 달랐다고 한다.

이러한 유명한 관상쟁이한테 하루는 범문공이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여 관상을 보러 갔는데 그냥 문도 열어보지 않고 방안에서 맞이했다고 한다. 범문공은 관상쟁이한테 본인이 후일에 재상감이 되겠는가 물으니 주저 없이 안된 다고 말하였고 이 말에 범문공은 더 이상 할 말을 잃고 그냥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뒤 낙심하고 몇 일간을 고심하다 다시 관상쟁이를 찾아가 그럼 의원은 하겠냐는 물음에 관상쟁이는 범문공에게 왜 당신은 의원이 되려고 하느냐를 물었고 이에 범문공은내가 내 개인의 출세와 영광을 위해 재상이 되려는 것이 아니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고자 했는데 당신께서 안 된다고 하니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을 돕기 위해 의원이 되고자 한다는 말을 듣고 다시 유심히 살펴보더니 당신은 앞으로 큰 재상이 되겠다고 하면서 건넨 말이 관상(얼굴상)보다는 골상(뼈상)이 골상보다는 심상(마음)이 최고라는 말을 해주는 내용이 나온다.

그 이후로 범문공은 관상쟁이 말대로 결국, 벼슬에 등용되어 송나라때 20년 동안 재상을 했는데 제2의 포청천이라는 평을 받았으니 심상이 최고 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새삼스럽게 관상타령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전염병으로 인한 재앙이 있었고 빈부의 격차는 물론 가진 자 들의 갑질도 심했다. 농업은 물론 소상공인도 어려웠고 외세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은 슬픔을 맛보고 경험도 했다. 게다가 대부분 약소국가들은 우리와 같은 경험을 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는 전 세계 선진국과 후진국 구분 없이 똑같이 곤란을 겪고 있고 지금까지는 없었던 일이다.

이 코로나 사태는 앞으로 우리가 생각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곤란을 겪게 될 것 이고 빈부의 차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다. 따라서 국가간 위기 극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금까지 유지되어왔던 국가 평가서열도 완전히 뒤바뀌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국민들 상당수는 언론과 정치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되레 방해가 되는 것을 느끼고 있고, 그중 상당한 이유는 친일청산 없이 지속된 정치, 경제가 폐단임을 공감하면서도 우리들이 해결 할 수 없는 일이라 체념하면서 살아왔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코로나 사태로 파산 내지 파산을 눈앞에 두고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보면서 정치권과 언론이 지금하고 있는 행태들은 해도 너무한다는 탄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그들은 왜 국민들의 권익과는 다른 방향으로 괘도를 벗어나고 있어도 아무 탈 없이 지속 성장 할 수 있을까? 결국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그들이 성장, 발전 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기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에게 몇 가지를 일깨워 주었다. 혼자만 살아갈 수 없고 더불어 공존해야 함을 인식시켰다. 우리가 그렇게 우러러 보던 미국과 서방 세계의 민주주의와 인권도 별것 아니란 점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우리 국민들 스스로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위대한 민족이라는 점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서구문화 편향에서 벗어나 동양문화의 장점을 살펴보고 점차 사라져가는 인간성 회복을 위해 모두가 동참 할 때라고 생각해본다. 금전만능 시대라고 해도, 정치와 언론이 문제가 있다 해도 우리 국민들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고,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변해갈 때 사리사욕에 눈먼 자 들이 도태되고 범문공 같은 훌륭한 지도자들이 하나둘 늘어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몇 일전 TV에서 사랑의 기부금 모금액이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있는 자와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고 아우성일 때 어렵고 힘든 와중에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하는 그런 마음, 바로 그것이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관정요에는 과거를 거울삼으면 앞으로의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라는 우리가 참고해야할 명언이 있다. 우리는 과거 지도층들의 잘못으로 나라를 잃었고, 지도층들의 잘못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며, 우리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께서 쌓아놓은 발전적인 틀을 이어가지 못하고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는 우를 범했다. 다시는 판단 잘못으로 우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현 정권이 추진하는 민주주의와 인권 확립을 위한 노력, 코로나 방역에 대한 노력, 시대의 엄중함 등을 간과한체 일부 세력들의 비판에 가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도 이 정권이 농업문제를 소외시키는 것 같아 서운함도 불만도 많다. 그러나 사람이 살만한 나라, 약자들도 소외받지 않는 나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리 농업인도 어려움을 참고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나라가 어지럽고 힘들어지면 결국 그 고통은 애꿎은 국민들과 농어민 등 약자에게 전가 되어왔다. 그래서 정치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유명한 관상쟁이도 아니고 타심통이 있는 성인도 아니어서 범문공 같은 심상이 좋은 정치인을 선별할 능력은 없다 하여도 그분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면면을 살펴보고 정치인이기에 앞서 인간으로써의 면모와 나에게 잘하는 사람을 떠나 국민들을 위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금전과 권력보다 인간다운 삶을 사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농업이 우대 받는 사회를 갈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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