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윤/ 재경향우

요즘 전국에 화두는 코로나19’가 틀림없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출산이다. 새해벽두부터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출산정책을 쏟아 붓고 있다. 내 고향 영광은 지난 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2.54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하며 올해 다둥이 가족 지원 강화를 통해 정상자리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영광은 굴비로 유명한 곳이다. 이제는 전국 최고 다산(多産)의 고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광은 2017년부터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고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구·일자리정책실을 신설했다. 결혼, 임신, 출산, 유년기, 청소년기, 취직 등 총망라한다. 영광이 주목받는 것은 정부가 미처 대처하지 못하는 부분을 메웠기 때문이다. 영광은 정부 정책에서 소외된 결혼·출산 장려금과 임산부·신혼부부·난임부부 지원을 강화했다.

이 같은 지원 내역은 수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벤치마킹했고,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지원 내역을 보내달라고 했다. ‘현금성 지원논란은 계속되지만 영광군 사례만 놓고 보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도 112억원을 세웠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서 나온 정책들이 먹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1968년 영광의 인구는 16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2020년 말 기준으로는 53099명에 불과하다. 54000명을 지키기 위해 온갖 정책을 쏟아부어 출산율 1위를 달성했지만 줄어드는 인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2019년부터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앞질렀지만 대학 입학을 위해 매년 떠나는 고3 학생(400명가량), 취업준비생 등의 수를 이겨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영광군 인구정책 목표는 증가가 아닌 유지에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앞으로 30년 내에 228개 지자체 중 89곳이 소멸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는 수도권 집중 현상에서 나타난다. 전국도민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 저출산정책을 수립한 이후 13년간 269조원을 썼다. 혁신도시도 만들고 행정수도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수도권으로 사람들은 더 몰려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 ‘출산율 1영광군도 줄어드는 인구를 잡지 못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가운데 인구소멸위기 위험지역에 직면한 전남 고흥군은 첫째아 출산 시 720만원을 지원한다. 상대적으로 도시지역에 해당하는 목포시는 20만원에 불과하다. 무려 36배 차이가 난다. 전라남도는 물론 22개 시군에서 저출산과 인구감소 극복을 위해 신생아에 대한 출산지원금(양육비)를 지원하는데 지원규모가 천차만별이다.

1월 기준으로 전라남도는 아이가 태어날 경우 자녀 1명당 50만원을 일시에 지급하고 있고 이와 별도로 22개 시군에서 평균적으로 첫째 아이에게 250만여원을 지급하고 있다.

둘째에게 410만원, 셋째에게 780만원, 넷째에게 1020만원, 다섯째에게 1135만원, 여섯째에게 1185만원, 일곱째에게 119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22개 시군 중 10개 시군에서 다자녀시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광군과 진도군은 둘째 아이부터 1000만원이 넘는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고, 광양시와 담양군, 완도군은 셋째 아이부터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했다.

순천시와 장성군, 고흥군, 화순군은 넷째 아이부터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고 장흥군은 다섯째 아이부터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에게 지급하는 금액도 가장 많이 지급하는 곳과 적게 지급하는 곳의 차이가 적게는 11배에서 많게는 36배까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첫째 아이의 경우 가장 많은 양육비를 지원하는 곳은 고흥군으로 720만원을 분할지급한다. 이는 첫째 아이에게 가장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목포시의 20만원에 비해 36배가 많은 것이다.

둘째 아이부터 일곱째 아이까지는 모두 영광군이 전남에서 가장 많이 지급하고 있다. 영광군은 둘째에게 1200만원, 셋째와 넷째, 다섯째에게 각각 3000만원, 여섯, 일곱째에게 각각 35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목포시나 무안군에 비해 11배에서 17배 정도 많은 금액이다. 목포시는 둘째 아이의 경우 70만원, 셋째는 170만원, 넷째는 270만원, 다섯째부터 일곱째는 각각 370만원을 지급한다. 무안군은 첫째 아이는 70만원, 둘째는 120만원, 셋째는 220만원, 넷째부터 일곱째까지는 각각 270만원이다.

가장 많은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는 영광군에서 일곱째까지 낳았을 경우 군에서 받을 수 있는 출산 지원금은 17700만원이다.

영광군의 이유 있는 합계출산율 1수성을 응원한다. 고기를 주는 방법보단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낳은 영광군의 미래를 엿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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