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희/ 여민동락공동체 살림꾼

리더십의 더 높은 규범에 이르는 길을 찾는데 있어 마하트마 간디만큼 훌륭한 본보기는 없을 것이다. 간디는 50년 이상을 대중을 위해 봉사하고 수억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의 하나였던 영국에 대항했다. 간디는 화려한 제복을 입지도 않았고 군대를 지휘한 적도 없으며 정부 요직을 맡지도 않았다. 그 대신 간디는 진실과 비폭력이라는 신조를 설파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스스로 그 신념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 그리고 일생에 걸친 봉사를 통해 전 인류의 조화를 몸소 실천해보였다.

간디는 성공적인 리더가 갖추어야 할 많은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용기와 결의, 결단력이 있으며 대인관계도 뛰어났다. 사려깊은 한편 행동을 중시하고, 실천할 때는 작은 일 하나하나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간디의 삶을 좌우한 것은 정책이나 수단이 아니라 원칙과 가치관이었다. 최고의 정치 지도자에게는 자신의 조국이 열정의 원천이다. 기업의 리더가 정열을 쏟는 것은 그 조직이고, 그것은 고객이나 제품, 기술을 통해 드러난다. 간디의 인생의 원동력은 진실과 비폭력, 그리고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생활이라는 그의 신앙이었다.

간디의 삶을 보면 리더십의 더 높은 규범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그 리더십의 중핵이 되는 것은 유일한 행위 규범에 바탕을 둔 전일성이고, 봉사정신은 필수이며, 의사결정과 행동은 도덕적 원칙 내에서 행해진다. 간디의 삶은 우리에게 리더십의 더 높은 규범을 육성하고 거기에 맞추어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간디의 리더십을 통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 중요한 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리더라는 사실이다. 리더는 실체적인 어떤 조직적 틀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리더이다.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내 주변, 나아가 지역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타인의 생각과 행동 변화를 추동해 낸다면, 그는 마땅히 리더라 불릴 만 할 것이다. 리더의 권위는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 아닌 타인에 의해 부여된다. 조직의 직급과 리더로서의 면모는 반드시 정비례 하는 것만은 아니다. 조직에서 직급은 높지만 리더로서 존경을 못 받을 수도 있고, 반면 직급은 낮되 여러 환경에서 리더적 자질을 발휘하는 부하 직원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부와 권력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회장이라고 해서 반드시 한국사회를 이끄는 리더라고 볼 수 없고, 정치인이라 해도 그 대표성이 과연 리더로서 존경받을 만한 것인가는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간디의 리더십은 일평생 높은 도덕적 규범을 실천하며 안과 밖, 생각과 행동이 일치된 삶을 살았던 간디의 삶이야말로 모든 리더들이 배워야 할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역설한다. 결국은 삶이다. 리더의 삶 자체가 리더십인 것이다. 리더십의 더 높은 규범, 그것은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끄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말 그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리더십은 진정성을 잃게 된다. 말과 행동의 일치는 높은 책임성과 헌신성, 그리고 때로는 결단을 요구한다. 책임과 헌신을 다하지 못하고 결단 앞에 주저하는 사람은 리더라고 할 수 없다. 그러자면 우선 생활에 규율이 서고 질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더가 말하는 가치와 이상은 결국 생활로 구현되는 바, 생활이 이와 동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그 훈련은 자신의 삶은 정돈하고 질서를 세우는 일이다. 이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타협을 하게 된다. 타협에 대한 이유는 많다. 그것이 합리화다. 일상적인 타협과의 투쟁이자 곧 일상적인 질서를 세우는 일이다.

벌써 선거 시즌이다.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내년에 대선, 지방선거가 이어진다. 선거는 정치 리더십을 교체하는 과정이다. 대의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정치적 대표를 통해 자신의 요구를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민주주의 실체적인 성과는 정치적 리더십이 좌우한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 조직의 가치와 생명력이 좌우된다. 국가의 품격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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