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면번영회의 마을공동체 사업

예로부터 법성포는 강산이 수려하여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소동정>이라 부른다.” 고 예찬했던 고을이다. 중국에서 두 번째 큰 호수로 산천이 아름답고 걸출한 인물을 많이 배출하여 천하제일의 호수다.'라고 칭송하였던 곳이 <동정호>인데, 이 보다는 작지만 이 호수를 꼭 빼어 닮은 조선의 명승지가 법성포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조선 영조 때 발간한 여지도서산천 조에는 법성포 앞 바다를 사람들이 이르기를 작은 동정호(小洞庭)라 한다.”라고 하였고, 여러 사서와 고지도에도 대서호(大西湖)”라고 기록되어 있다.

▲ 소동정, 법경헌 테라스에서 지산 조경길 스케치
▲ 소동정, 법경헌 테라스에서 지산 조경길 스케치

한쪽에 큰 포구 명승지로 알려 졌으니... “이곳은 밀물이 들어오면 바닷물이 포구 앞을 돌아 차, 마치 호수 같고, 집들이 빗살처럼 촘촘히 열을 지어 자리한 곳으로 소동정이라 부른다.”고 청담 이중환이 택리지에 남겼고, 묘량 유생 미천당 김진보도 한쪽에 있는 큰 포구 명승지로 알려졌으니 산세도 감아 돌고 바다는 길게 둘러있네. 크고 작은 고깃배들 해변에 매여 있고 여러 고을 백성들은 세금 내러 오는구나. 저잣거리 가게에는 가히 없는 물건이 없고 집들의 화려함은 악양루와 같구나.“라는 시를 남겼다. , 한말에 오횡묵 초대 지도군수가 임지로 가다가 법성포에 들려 사방에 산이 껴안은 가운데 하나의 별세계가 열려있다. 천여호의 민가가 고기비늘처럼 붙어 있어 제비집 같고, 항구 앞에 이르면 배의 노가 화살촉처람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 마치 삼밭 같다.”고 그가 쓴 지도군총쇄록에서 예찬하였다. 이 밖에 여러 시인 묵객들이 <소동정>의 풍광을 시··화로 남겼다.

 

... 갯물 올라들도 못허고

뻘땅만 쌔깜허게 말라 죽어있는

법성포는 인자 포구도 뭇도 아니랑께요.

손꼽아 지달리던 장날만 오면

너랑 나랑 아무랑 도랑도랑 다랑가지

디레디레 달랑달랑 황금빛 굴비두름 ...

- 지당 이흥규 님의 어머니의 편지(2016) 중에서

 

이러했던 <소동정>이 오랜 세월 토사가 쌓여 갯벌 등이 되었다. “포구도 뭣도 아니다는 이곳의 갯벌 등이 뭍으로 바뀐 것은 불과 10여 년 전인 2009년 일이다. 바로 지금의 뉴타운이 되었다.

2010년 식목일에 김상규 재경 법성면향우·동문회장을 비롯한 경향 각지의 향우들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내 고향 법성 땅을 그리며 이곳에 향수나무를 심었다. 새벽잠을 설치고 고향 땅으로 달려와 심은 이때의 나무들은 세월이 흘러, 해마다 봄에는 진노랑 개나리가 해변 가에 흐드러지게 핀다. 벚꽃나무들이 해끗해끗 눈발처럼 하얀 잎을 날리고, 철이 바뀌면 빨간 단풍나무 잎잎이 바람에 실려 흐늘거린다.

▲법성포 (2019년)
▲법성포 (2019년)

전라남도에서 선정한 소동정 향수거리 만들기지난 3, 전라남도는 ‘2021년도 마을공동체 활동지원사업으로 소동정 향수거리 만들기를 선정하였다. 법성면번영회는 <소동정>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나무를 주제로 이야기가 있는 거리를 조성해 보자는 시도에서 응모하였다고 한다.

지난 410, 이 사업이 뉴타운에 닺을 내렸다. 법성포초등학교(교장 나광수) 서른여덟 명의 어린 학생들이 살구나무를 한 그루씩 심으며 내 나무 심기운동의 첫 단추를 낀 것이다. 참가 학생들은 번영회원들과 엄마 아빠의 도움을 받으며 정성 들여 나무를 심었다. 어린학생들이 엄마, 아빠, 동네 아저씨, 할아버지들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살구나무를 심었다. 다음 달 5, 어린이날에는 이 학생들이 다시 모여 심은 나무에 각자의 이름표를 달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내 이름 석 자 붙이고 주인이 된 어린 아이들이 나무와 함께 무럭무럭 자라서 어른이 되면 물도 주고, 거름도 묻어 주며, 친구들과 어울려 열매도 함께 따서 나눠 먹던 등등의 일들이 <소동정> 살구나무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 추억들이 애향심과 자긍심의 원천이 될 것이다.

소동정 향수거리 만들기프로그램에서 공감이 가는 행사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내 고향 내 나무운동이다. 이 운동은 금년 가을에 경향각지의 향우들이 고향을 찾아 10년 전에 심은 나무들에 표찰을 달고 주인이 되어 어디에 살던 고향을 잊지 말자는 다짐 운동이다. 시범행사인 이 운동은 성과에 따라 앞으로 계속하여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 법성포 풍수해 생활권 종합 정비사업 조감도 - 영광군 사진자료
▲ 법성포 풍수해 생활권 종합 정비사업 조감도 - 영광군 사진자료

법성포의 허브 뉴타운 영광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법성포 뉴타운 지역이다. 법성면 인구의 6활이 주변에 밀집되어 있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유동인구가 제일 많은 지역이다. 영광군에서 굴비거리를 조성하는 한편 야간 경관을 조성하고 있으며 법성지역 사회단체에서도 유채꽃잔치와 굴비축제를 이곳에서 한다. , 머지않은 장래에 118,000(36천여 평)이 추가로 매립되고 환경개선이 될 지역이다. 이 모두가 <소동정>의 역사성과 접목되어 현대판 <소동정>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이다.

▲무장읍성 - 고창군 사진자료
▲무장읍성 - 고창군 사진자료

복원되는 무장읍성을 보면서 내 자신을 어르고 달랬다. 뉴타운지역과 주변 바다가 예전에 천하 경승 <소동정>이었다는 사실을 아마 지역주민 대부분이 모를 것이다. 여기저기 저마다의 역사적 배경과 사연을 지니고 있지만 이를 한데 묶어 보물창고로 만드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모두들 먹고 살기 급급해서 그럴 수도 있었고, 지역의 역사를 잘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일 수도 있다.

법성면번영회의 마을공동체사업인 소동정 향수거리 만들기가 기폭제가 되어 법성포초등학교 학생들이 이번에 심은 살구나무와 향우들의 벚꽃나무가 서로 잘 어울리기까지의 세월동안 법성포의 허브인 뉴타운에 역사적 향기가 들어나도록 하려면 이 고을의 역사와 미래의 꿈이 담긴 현대판 <소동정>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더불어 정계 재계 모두가 법성진성이 국가사적이 되도록 영광군을 도와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영광군내 옛 성의 유적지는 모두 9곳으로 알려져 있다. 영광읍성(영광) 천장산성(백수) 임치현성지(백수) 대절산성지(백수) 고성산성(대마) 한정성지(군서) 육창성지(군남) 성촌토성(법성) 법성진성(법성)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9곳의 옛 성과 유지가운데 체성이 그런대로 남아 관리되고 있는 성은 오직 법성진성 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파괴되고 훼손되어 역사 속에서 나 만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나 나나 옛 성을 복원하여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데 옛 성 하나 없는 영광군은 이렇게 '법성진성'이 형태라도 남아 있어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오랜 세월 뒤틀리고 엉켜있지만 유일하게 온전하다고 평가되고 있는 법성진성을 영광군에서는 문화사적(문화재)으로 지정받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천년의 빛 영광 땅에 옛 성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예전에 선현들이 <소동정>이라 예찬하였던 뉴타운 일대가 현대판 <소동정>이 되어 복원된 법성진성을 우러러 보는 일이 나만의 꿈일까? ()

 

법성면번영회는 1945년 광복 후 사회 혼란과 한국전쟁(6.25)의 후유증이 진정되어 가던 1967년에 지역 발전과 주민화합, 그리고 조상전래의 전통문화 계승과 발전을 목적으로 창립되었다. 역대 회장 및 재임기간은 다음과 같다. ?초대 ()홍종태(1967~1973), 2()조병화(1984~1979), 3()임선혁(1980~1986). 4()김윤권(1987~1989), 5대 남궁길홍(1990~1991), 6()김재형(1992~1993), 7대 구연수(1994~1995), 8()문일성(1996~2002), 9대 김양모(2003~2007), 10대 황치근(2008~2010), 11대 최명규(2011~2012) 12대 홍길수(2012~2014), 13대 강성남(2015~2017), 14대 신현모(2018~2020), 15대 정명수(2021년 현재)

?설립 이래 주요활동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성포단오제 주관 및 후원 시외직행버스노선 개설 ③ 「법성향지발간 후원 굴비산업 신장을 위한 여러 홍보 활동 전개 (굴비아가씨선발대회 및 판매행사 등) 쓰레기매립장 건립과 공원묘지조성 상수도 사업 좌우두관광지 조성 뉴타운조성 등등이다.

김범진 / 법성문화진흥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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