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 최대영·허순옥 부부 약400평 규모 텃밭농사로 월50~100만원 소득

텃밭에서 수확한 건강한 먹거리를 로컬푸드매장에 판매하며 농사짓는 재미에 푹 빠진 군서면 보라리 최대영·허순옥 농부를 만났다.

 

텃밭 가꾸며 건강 챙기고 용돈도 벌고

내가 심고 싶은 거, 내가 먹고 싶은 거 많이 심을 수 있는 게 제일 좋죠.”

군서면 보라리의 최대영·허순옥 농부의 집 울타리 안에는 갖가지 제철 작물들이 한창 자라고 있는 텃밭이 있다. 집으로 향하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텃밭이 크게 두 개로 나뉘어 있다. 어찌나 세심하게 구역을 나눠놨는지 작은 규모의 텃밭을 빈틈없이 살뜰하게 가꿨다. 먹고 싶은 작물, 키우고 싶은 작물들로 하나하나 채우다 보니 어느새 20가지가 넘는 채소들이 밭에 가득하다.

부부가 영광에 자리 잡은 건 8년 전이다. 식당을 하다가 쉬려고 왔지만 놀기엔 아직 젊으니 가족들 먹을 만큼만 농사나 지어볼까 하고 텃밭을 일궜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지인의 권유로 작년부터 로컬푸드 매장에 등록하게 됐다.

집까지 전체 880평 규모의 면적에서 밭은 약 3,400평 정도다. 마늘, 양파, 쪽파, 양배추, 오이, 가지, 완두콩, 상추, 아욱, 배추, 부추, 대파, 옥수수, 감자, 마 등 20가지가 넘는 작물들이 밭 귀퉁이까지 남는 땅 없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보니 판매가 꾸준하지 않고 양도 적지만 달마다 50만원에서 100만원씩 용돈 버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보다 남편이 농약을 더 싫어해요. 어쩔 때는 너무 힘들고 그러니까 밭이랑 먼 둑 같은데는 그냥 풀약하라고 말해도 다 내가 먹는다고 안 된다고 그러죠. 풀약은 절대 안 쓰고. 비료도 조금씩밖에 안 쓰고 거름으로 산에서 부엽토를 퍼다가 놓고 농장에서 소똥 갖다가 많이 넣었어요. 그러니까 작물이 이렇게 좋은 것 같아.”

내가 먹고, 우리 가족들이 먹을 거기 때문에 몸이 좀 더 고생하더라도 약은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집 바로 뒤에 있는 산에서 부엽토를 퍼다가 밭고랑마다 가득 깔아놓고, 교회 장로님이 갖다준 소똥도 양쪽 밭에 넣고 흙을 뒤엎었다. 올해만 해도 한쪽 밭에만 부엽토를 100포대는 퍼다가 놓았다고 한다. 지게로 지어다가 옮기고 너무 힘들어서 산에서 포댓자루를 굴려가며 텃밭을 일궜다. 유튜브에서 배운 막걸리 트랩을 텃밭 곳곳에 설치해 농약 없이 해충을 막고 있다.

이렇게 정성들여 키운 작물을 아침에 수확해서 깔끔하게 포장까지 마친 뒤 로컬푸드매장에 납품한다. 특히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그날 바로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도 싸고 신선도가 뛰어나다. 무엇보다 농부와 그 가족들이 직접 먹는 채소들이기에 소비자들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안전먹거리다. 또한, 납품한지 3일이 지난 야채들은 4일째 되는 날 농부가 수거해간다. 하지만 워낙 싱싱하고 가격도 좋아서 반품처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작년 가을에는 양배추를 50개인가 밖에 안 심었어요. 근데 올해는 거진 200개 심었어요. 작년에 보니까 양배추가 괜찮더라고요. 가을에 심으면 겨울에 따서 지금까지 계속 나가잖아요. 근데 너무 조금이라 몇 개 나가다 말았어(웃음). 조금씩 나가다 말아가지고 과장님이 그게 좀 서운하다 그러시더라고 너무 쩍어서~”

현재 영광에는 50여 소규모 농가가 로컬푸드에 참여하고 있다. 무엇을, 얼마만큼, 얼마에 팔지는 농부 마음이다. 한 가지만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골고루 갖다놓고 파는 재미도 있다. 시기마다 같은 품목이 많이 나오면 경쟁이 생길 수 있어 로컬푸드 매장 쪽에서 미리 농가들에게 재배할 작물 조사를 해서 알리는 것 외에는 농가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농가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품목을 구매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최대영·허순옥 씨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텃밭을 가꾼다. 그때그때 심고 싶은 걸 심고 이것저것 키우고 수확하는 게 참 재밌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작물들을 수확하는 부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건강한 채소를 가꾸고 있으니까 믿고 드셔도 좋아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농가들도 정성스레 재배하고 있으니 로컬푸드 매장 많이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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