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이성관 씨 “같은 모종이라도 환경관리 힘써야 큰 딸기 많이 낼 수 있어”

지난겨울과 올해 봄까지 딸기 수확을 마치고 다음 딸기 농사를 준비하는 대마 화평리의 청년농업인 이성관 씨를 찾았다.

 

8년 경력 딸기농부가 전한다

보통 농사는 1년에 한 번씩 순환된다. 2기작, 3기작까지도 가능한 채소들도 있다. 하지만 딸기농사에는 농한기란 없다. 탐스럽고 달콤한 딸기만큼 딸기가 열리는 과정도 달달할 것 같지만, ‘일 못 해서 죽은 귀신 있으면 딸기해라라는 우스개까지 있을 만큼 힘들다.

딸기농사는 재배기간과 수확기가 긴데다가 맞물려 있어 1년이 쉴 틈이 없이 돌아간다. 3월부터 육묘장에서 모종을 키워서 8, 9월에 재배동으로 옮겨 심어 본격적인 수확준비를 한다. 가을 동안 꽃을 올리고 열매를 키워 빠르면 11월부터 이듬해 5, 6월까지 수확한다.

해뜨지딸기라는 브랜드로 작목반들과 함께 영광딸기를 생산하는 8년 경력 딸기농사꾼 대마 화평리 이성관 청년 농업인을 만났다.

농장주는 일하는 거 아니다. 일은 인부들이 하고 농장주는 환경관리하는 거지 농사하는 거 아니다.”

딸기농사를 정말 잘 짓는 충청도의 한 농부가 그에게 해준 말이다. 이성관 씨는 이 말을 듣자마자 아 명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딸기는 육묘가 농사의 80% 이상을 차지한다지만, 그는 육묘60%, 환경관리30%, 기후5%, 브랜드5% 정도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모종이 안 좋더라도 딸기는 어떻게든 따거든요. 물만 주고도 크는 게 딸기인데. 꽃이 동시에 나와야 1번딸기 많이 따서 좋은 시기에 시장에 한 번에 내놓는 거죠. 이게 안 되면 남들은 달리기하는데 나는 걷죠. 조금씩 뒤처지는 거죠.”

육묘관리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분명 같은 모종을 심었는데도 환경관리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맛, 크기, 당도, 경도 등 집집마다 다르다. 한 집은 많이 따고 한 집은 덜 따고 수확량에서도 차이가 난다. 거꾸로 생각하면 환경관리를 잘해줄수록 큼지막한 고품질 딸기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딸기 농사에는 제 때 해야 하는 작업이 있는데 일손이 못 돌아서 놓치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든다. 매일매일 딸기를 따야 하는 데다 유통과 보존에 까다로워 선별하고 포장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동시에 작물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잘 키워낸 모종은 일일이 포트에 옮겨 심어줘야 하는데 그게 2만주나 된다. 이처럼 딸기 농사는 손이 가는 일이 무척 많다.

딸기농사의 결론은 고소득을 내는 게 목표다. 거기로 향하는 길이 여러갈래라서 선택에 부닥치는 농부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비료주는 방법, 상토, 온도, 물을 얼마나 줄 건지디테일한데서 차이가 난다. 가장 좋은 농법은 내 농장 환경과 잘 맞는 방식인데 초보 농사꾼들에겐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씨는 약 8년 전 귀농하며 향후 몇 년간은 사업비 지원이 없을 거란 말에 자비로 시설하우스를 세웠다. 1,400평 규모에 토경4, 고설재배3동으로 1년에 10t가량의 딸기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3년째 농사가 안되다 보니 충청도 딸기 전문가에게 농사 잘 짓는 법을 알려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 ‘너와 내 농장의 환경이 다르고 흙조차도 다른데 어떻게 알려주냐. 흙부터 다 바꿔라라는 말에 같은 흙으로 전부 교체하고 알려준 대로 따르자 작년에 비해 생산량이 1.5배가 늘었다. 딸기농사를 8년 동안 해온 이성관 씨도 어려움을 겪으며 계속 배워가는 중이라 딸기농사에 막 도전하려는 청년들이 남같지 않다.

농사는 한번 잘못하면 책임은 내가 지는 거니까 큰마음 먹고 내려와야죠. 누가 딸기농사로 얼마를 벌었다더라 하는 머릿속 숫자로 계산하면 안 돼요. 농사는 현실이니까요.”

청년 귀농인들이 귀농을 결정하고 작물을 선택할 때 신중하게 고민해보길 권한다. 부모님의 농장을 물려받는 경우나 딸기 재배 특화 단지, 지원이 많은 지역의 경우엔 부담이 적지만, 딸기농사는 초기 시설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딸기농사를 쉽게 보고 도전했다가 인생을 걸고 귀농해서 적어도 직장생활한 만큼은 벌어야 하는데 빚만 갚다가 끝날 수도 있다.

딸기농사는 장점도 많지만 그만큼 위험과 어려움도 많다.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담아 키운 딸기와 함께 영광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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