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성장하였다. 그러나 말썽꾸러기였던 데다 특히 모방성이 강한 맹자는 주위 지방의 습속(習俗)을 곧잘 흉내 냈기 때문에 그 모친이 세 번 이사 다니며 가르쳤다고 하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가 유명하다.

맹자가 어렸을 때, 그 집이 공동묘지 근처에 있었다. 그가 노는 모양을 보니, 무덤을 만들고 발로 달공(관을 내린 다음, 흙을 덮고 땅을 다질 때 부르는 노동가요. “에헤이 달공~”으로 시작됨)하는 흉내를 내었으므로 맹자 어머니는 “이곳은 아이를 기를 만한 데가 못 된다.”라고 하고는 시장 근처로 이사를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의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닌가? 이에 맹모는 학교 근처로 이사하였다. 그러자 여기서는 제기(祭器-제사 의식에서 사용되는 그릇)를 차려놓고 예절을 다하는지라. 이에 맹모는 “이곳이야말로 참 자식을 가르칠 만한 곳이구나.”하고, 그곳에서 살게 되었다.

이밖에도 유명한 이야기가 몇 가지 더 있다. 맹자가 어렸을 때, 나가 놀다가 이웃집에서 돼지 잡는 것을 보고 뛰어 들어가서 어머니에게 물었다. “돼지는 왜 잡습니까?” 그때 어머니는 무심코 “너를 먹이려고 그런다.”고 대답하였다. 물론 실제로 고기를 사다 먹일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맹모는 조금 있다가 크게 후회하여 말하기를, “예전에는 태교(胎敎-임산부가 언행이나 마음, 감정 등을 깨끗하게 하는 일)도 있었다는데, 이 아이에게 내가 거짓말을 한다면 이것은 불신을 가르치는 결과가 된다.”라고 하여, 결국 그 돼지고기를 사다 먹였다.

맹자가 고향에서 멀리 떠나 공부하던 중, 선생님이 “너는 배울 것을 다 배웠으니, 이제부터 여기에 나올 필요가 없다.”라고 하였다. 이리하여 맹자는 노나라 서울인 곡부로 가서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의 문하에 들어가 배우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맹자는 말을 타다가 넘어져 팔을 다치고 말았다. 이에 어머니와 헤어진 지도 오래고 하여 고향으로 갔다. 그때 맹모는 마침 길쌈(피륙을 짜던 일)을 하다가 “너의 공부가 얼마나 성취되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별로 나아진 바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들은 맹모는 칼을 들어 실을 끊으며, “네가 공부를 하다가 중단하는 것은, 내가 이 칼로 여태까지 애써서 짜던 이 길쌈을 끊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이에 맹자는 크게 깨닫고 돌아가,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공부하였다.

어느 날 맹자가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다가 아내가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맹자는 모친에게 “아내가 무례하니 버려야 하겠습니다.”하고 말하였다. 맹모가 그 까닭을 묻자 맹자는 “아내가 걸터앉았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맹모는 다시 묻되 “네가 어떻게 그것을 보았느냐?”고 하니, 맹자는 “제가 그것을 직접 보았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맹모는 “그것은 네가 무례한 것이지, 네 아내가 무례한 것은 아니다. 옛 선현들이 가르치시길 ‘장차 대문에 들어갈 때는 누가 있느냐고 묻는 법이고, 대청 위에 올라갈 때는 기침 소리를 내는 법이며, 또 방 안에 들어갈 때는 앞만 보고 남의 좋지 않은 점은 보지 말라.’고 하였다. 그런데 네가 갑자기 방에 들어가면서 사람의 기척도 내지 않았기 때문에 네 아내가 걸터앉은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니, 이것은 네가 무례한 것일 뿐 어찌 너의 아내가 무례하단 말이냐? 그런데 또한 네가 무례한 것은 너에게 예법을 잘 가르치지 못한 이 어미에게 죄가 있으므로, 그 벌은 내가 받아야 한다.”라고 하며, 자신의 종아리를 피가 나도록 때렸다. 이에 맹자는 무안해하며,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쳤다고 한다. 저서『거꾸로 읽는 철학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