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전 홍농농협 조합장

봄철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전국의 영농현장이 심각한 일손 가뭄에 시달릴 것이 예상되고 있다. 사실 영농철 일손부족은 해마다 반복되어온 현상이지만 금년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여느해 보다 일손 확보가 훨씬 어려워졌다. 농촌인력의 한축을 이루던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국이 막힌 데다 코로나 19’ 감염 우려로 공무원, 대학생, 사회단체 등 영농철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뜸해진 탓이다.

그래서 이로 인해 농촌지역에서는 일손을 구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고사리 손이라도 빌려야 할 바쁜 농사철에 일을 거들 사람이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재배면적을 줄이거나 수확기간이 긴 작물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잎채소는 가정내 소비가 늘면서 값이 올랐으나 일손부족으로 재배농가들이 수확을 하지 못해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실정이다.

더욱이 과수 농가들도 구인난으로 전에 없이 애를 태우고 있다. 배 주산지에서는 인공수분 시기를 맞아 일손수요가 겹쳐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다. 포도농가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비가림 시설의 비닐 씌우기나 곁눈따기 등 한창 바쁜 시기지만 작업을 도와줄 인력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과수(사과)농가들 역시 꽃솎으기(적화) 작업을 앞두고 충분한 일손을 확보하지 못해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한정된 유휴 인력을 두고 농가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숙련된 인력은 물론이고 초보자도 웃돈을 주지 않으면 고용하기 힘든 상황이 돼버렸다. 더욱이 설상가상으로 인건비 역시 코로나19’ 이전보다 10% 이상 올라 농가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근로자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농촌 인력 중개센터를 확대 운영하면서 교통비, 숙박비, 보험료까지 지원하며 일손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 현상이다.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체와 대학들의 자발적인 일손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한편 사회봉사단체들도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헤아려 농번기엔 그 활동무대를 농촌지역으로 옮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근로자의 거주시설 규제 강화도 고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는 농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향후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의 입국에 대비해 이들이 안정적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공동거주시설 확충에도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드리면서 농민들이 농업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도 힘써주셔서 농촌지역이 생기가 돌고 돌아 활성화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 거듭 당부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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