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면 콩밭메는 두부공동체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접근으로 지역을 활기 있고 역동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행복한 우리 마을을 만들기 위해 기쁨은 나누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마을공동체가 맥락을 함께한다. 나와 이웃이 함께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마을공동체사업의 추진과정과 주민들의 변화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마을주민을 위한 마을식당을 꿈꾼다

농촌지역은 농사로 먹고산다. 그런데 먹거리를 직접 생산하고 있는 농민들의 식탁은 그리 풍요롭지 않다. 농업을 통한 소득이 작아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바쁜 철 본인들의 식사를 챙기기 위한 시간과 노동이 너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사일의 고단함은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도 끝나지 않는다. 지친 몸으로 어둑해져 돌아와도 다시 식사를 준비하고 먹고 치워야 비로소 하루의 노동이 끝난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국 한 가지, 반찬 한 가지만 준비되어 있으면 너무 감사하겠다이런 얘기를 하던 여성농업인의 말이 떠오른다.

전북 진안군 동향면 봉곡마을에는 바베뜨라는 마을식당이 있다. 가장 바쁜 농번기철에 주민들이 1,000원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마을식당이다. 봉곡마을에서는 주민들이 가장 간절히 원했던 요구를 마을식당으로 실현했다.

영광읍과 인접해서 상권이 생기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지만, 군서면에는 식당이 없다.

콩밭메는 두부공동체는 군서면에서 부녀회원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콩과 구절초를 재배하고, 이걸 이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배우고 연구해 지역에 알린다. 군서초등학교 학생들과 두부, 고추장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활동과 봄가을 농번기철에는 두부를 활용한 도시락을 만들어 농민들의 일터에 직접 배달해주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건강한 먹거리, 농민의 소득 증대, 자연환경에 대한 기여, 식량주권 강화 등 로컬푸드의 장점은 너무 많다.

로컬푸드는 그리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오일장에 나온 할머니들의 농산물이 바로 로컬푸드다. 우리 모두가 로컬푸드의 장점을 알고 있지만, 생활 속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콩밭메는 두부공동체는 아주 자연스럽게 로컬푸드를 지역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해 마을식당을 운영하면 지역에는 좋은 식당이 생기고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농산물의 소비처가 생기게 된다. 마을식당을 준비하기 위한 어려움도 많다. 회원 대부분이 여성농업인이다 보니 마을식당을 준비할만한 실무력이 없다. 식당을 잘 운영할 경험과 실력은 있지만, 마을식당 설립을 위한 사회적경제 관련 지원사업, 공적자금을 연계할 실무를 담당할 수 있는 구성원이 없다. 이런 지점이 귀농귀촌, 청년활동과 농촌지역 마을공동체활동의 연계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귀농귀촌인, 청년활동가는 일하며 지역을 배울 수 있고, 농촌마을에서는 행정과 실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전북 진안군의 마을간사제도와 완주군의 광역사무장제도가 있다.

콩밭메는 두부공동체가 마을식당으로 잘 성장해서 군서주민들에게도 좋은 식당 하나가 생기길 기대해본다/류일만 영광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

 

콩밭메는 두부공동체 김화선 대표

함께 만들고, 함께 먹고, 함께 나누는 마을식당

마을공동체 활동이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듭니다. 2019~2021년 마을공동체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공동체활동을 통한 새로운 변화나 활력이 느껴지시나요?

군서면에서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준 유휴지에 회원들과 함께 콩농사를 지어서 두부재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콩은 지역농가들에서 매입하고 있어 농가들의 반응이 좋아요. 100프로 지역콩으로 만든 두부라서 믿고 먹을 수 있고, 농번기철 도시락배달에 대해서도 집밥처럼 먹을 수 있어 좋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지금 도시락배달이 시범적으로 해보는 거라 지역에서는 계속 안정적으로 해달라는 요청도 많이 들었습니다.

공동체 활동을 불편해하거나 부정적인 주민들은 없으신가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과 그렇지 않은 회원 간에 오해가 좀 있습니다. 공동체활동 자체에 부정적이고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있다 보니,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회원들의 중심으로 활동을 하게 됩니다.

공동체활동을 시작할 때 우리 회원들의 요리실력으로 두부와 음식을 만들어 지역에 기여하는 봉사활동을 중심으로 계획했습니다. 제가 군서 한우리두들패 회장이다 보니 저를 따르는 사람들과 새로운 자기계발의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콩밭메는 두부공동체는 어떤 공동체인가요?

우리콩과 구절초를 이용한 향토음식을 개발하고 요리법을 지역주민에게 알리는 활동, 학생들과 함께 두부만들기 체험을 하고 만든 음식을 지역의 요양원, 복지시설, 경로당에 제공하는 이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현재는 대부분이 수익성이 없는 봉사활동이지만 앞으로는 소득이 생기는 수익사업으로도 발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콩밭 메는 두부공동체 회원들을 소개해주세요.

농사를 짓는 회원들이 많고 대표 없이도 주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회원들이 많습니다. 회원들이 참여할 때 교통비 정도라도 챙겨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작년과 올해 마을식당과 관련한 활동이 많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마을식당은 어떤 식당인가요?

지역 농민들이 자주 이용하기 위해서 가격이 저렴해야 합니다. 지역의 농산물을 최대한 이용해서 풍성하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어야 합니다. 상추 같은 채소는 동네 어르신들의 텃밭에서 구입하면 어르신들은 용돈벌이가 되고 식당은 좋은 채소를 그때그때 준비할 수 있어서 서로 좋을 거 같아요.

전라남도 마을공동체 활동지원사업으로 3년 차 진행 중이십니다. 지원사업이 도움이 되었던 점과 아쉬운 점(개선사항)을 알려주신다면?

회원들과 더 자주 보게 되며 가깝고 친밀해진 점이 참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부분은 사업비가 용도가 정해져 있고 예산도 크지 않아서 뭔가의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작년에 진안군 원연장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식당을 다녀왔는데 마을간사가 마을활동의 행정실무를 담당해주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영광군에서도 이런 제도를 도입해 마을공동체 활동에 젊은 실무인력 배치가 필요합니다.

이후의 활동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작년에 마을식당 시범운영과 올해 농번기 도시락배달을 해보니 지역에 수요도 있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군서면은 식당이 하나도 없는 면이라서 마을식당을 준비하고 싶은데, 식당건물을 준비하는 부분, 법인이나 지원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역할 등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군서 주민들이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보면서 서로 간의 안부를 묻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쉼터 역할을 하는 마을식당을 만들고자 합니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