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동갑내기 청년들이 만든 순환농업 연구 동아리

농가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순환농업 연구에 뛰어든 동갑내기 청년 농업인들을 소개한다.

 

청년농부, 순환농법으로 농촌 미래를 밝히다

 

갈수록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농축산업에서도 환경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 자라는 소의 분뇨로 퇴비를 만들어 논에 뿌리고, 그 논에서 나온 부산물을 다시 축산농가에 공급하는 순환농업은 누구나 공감하는 방향일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생각처럼 정착이 쉽지만은 않다.

고향인 영광에 귀농한 지 2년에서 9년 사이의 청년 농업인 5인이 농가에서 겪고 있는 고민거리를 해결해보고자 하나로 뭉쳤다. 이들은 순농이라는 순환농업을 연구하는 동아리를 결성해 농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축산업, 벼농사, 중장비,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39세 청년 5인 김형재, 신윤동, 강화남, 황순형, 손덕화 씨가 그 주인공이다.

농사라는 게 비용을 줄이는 게 가장 큰 고민이잖아요?”

동아리의 주축인 대표 김형재 씨와 부대표 신윤동 씨는 순농동아리를 만들기 전부터 생산비를 줄이면서 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는 없을지 고민을 계속하며 의견을 나눠왔다. 젖소를 키우는 김형재 씨에겐 최근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 시행으로 퇴비를 치우는 게 최고 골칫거리였고, 벼농사를 하는 신윤동 씨에겐 화학비료 대신 쓸만한 양질의 퇴비가 필요했다. 두 사람은 시골에 귀농한 청년 농업인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각자의 힘든 사정을 토로하며 해결책을 고민하다가 순환농법이라는 답에 이르게 됐다.

막연하게 좋다고 말하기보다 실제 축산농가와 경종농가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어느 정도 데이터를 정리해서 근거자료를 도출해보고자 시작하게 된 거죠.”

김형재 씨의 농장 축사 일부에는 깔짚으로 보릿대를 깔았다. 버섯배지, 낙엽, 볏짚, 게껍질 등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부산물을 고민하다가 현재 보릿대로 직접 그 실용성을 테스트 중이다. 막상 질좋은 퇴비가 나와도 이를 운송하고 유통하는 문제가 막연했지만 관련 일을 하는 강화남 씨의 합류로 걱정을 덜었다. 다른 두 친구 황순형, 손덕화 씨까지 해서 순농의 다섯 청년은 일이 비는 시간마다 만나서 의견을 나눈다.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토대로 농가들을 모아 가축분뇨를 저장해 퇴비로 만드는 시설과 그 퇴비를 운반하고 살포하는 중장비 등을 지원받는 게 목표다. 궁극적으로 축산농가의 가축분뇨, 경종농가의 부산물을 처리하고, 일반 농가에 화학비료 대신 생산된 퇴비를 비용 부담 없이 공급하는 것이다.

특히, 보리를 베고 남은 보릿대는 모내기철마다 불로 태워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내와 연기, 미세먼지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 ‘순농청년들의 활동은 보릿대 처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위 어른들은 왜 굳이 힘들게 하냐고 그러세요. 비료 뿌려버리면 편한데. 돈 되는 사업은 딱 봐도 아니잖아요. 고생만 할 것 같고. 큰 수익을 보고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란 걸 알아요. 하지만 시기적으로 추세를 봤을 때도 그렇고, 한창 젊은 패기나 열정을 더 섞어서 기성의 틀을 벗어나서 변화를 주는 것에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어차피 저희가 살아갈 땅이니까요.”

순농의 청년들은 그저 원래 하던 일에 조금의 수고스러움이 더해질 뿐이라고 말한다. 이들처럼 영광에 귀농귀촌을 고민하는 젊은 청년들과 혹은 먼저 정착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