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암회·법성문화진흥원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접근으로 지역을 활기 있고 역동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행복한 우리 마을을 만들기 위해 기쁨은 나누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마을공동체가 맥락을 함께한다. 나와 이웃이 함께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마을공동체사업의 추진과정과 주민들의 변화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마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쉰다

요즘 같은 시대 특히 자본이 강화되는 시대에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살리려고 하는 곳은 어디에 있을까?

최근까지도 지방에 사는 청년들은 일을 구하기 위해 수도권에 몰리는 와중 지방에 남아있는 인구는 노인들로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 시대가 되는 것은 지방의 생산성만 떨어지는 단순한 문제보단, 조금 더 오래 본다면 지자체의 존재유무까지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말 그대로 지방소멸이다.

지방 소멸은 행정구역의 통합으로 막아보고자 하지만, 인구 감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소멸하는 것은 인구통계상에서는 인구 숫자가 감소하는 것이지만, 감소하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 지역이 고유하게 갖고 있던 문화까지도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이런 지방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은 지방 문화에서 더 넓게는 대한민국 고유문화까지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 이는 곧 정체성의 혼란까지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지역의 문화를 찾고 그리고 유지 보존하고자 하는 공동체들이 영광에 있다. 한 곳은 법성 문화진흥원으로 옛 진성과 조창을 복원하려고 하는 곳이다. 영광군 법성에 있는 진성은 돌로 쌓은 석성으로 동서 너비 약 200m 잔존 최대높이 300cm 내외 성벽 너비 700cm 규모를 갖고 있다. 조선시대에 지어진 성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성벽이 비교적 잘 남아있고, 성벽에 새겨진 글귀 등이 조선시대 진성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큰 곳이다. 무엇보다 조창은 조선 세조 때에 진내리에 법성창이 개설되었는데, 이는 중종 때에 전라도지역 28개 군현의 세곡을 수납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조창지역이라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큰 지역이다.

또 다른 한 곳은 700년 이상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는 입암회가 있다. 입암리에 있는 매향비는 고려말기(1371년 공민왕)때부터 이어져 온 문화로, 향나무를 묻는 민간불교 신앙의례이다. 현재 입암리에 세워져 있는 석비는 석주형의 자연석을 세워놓은 형태로 홍무사년명 洪武四年銘」 비면 세로 높이 120cm 가로 폭이 40cm 비면 형태라 아래가 넓고 위가 좁은 모습을 띠고 있다. 이 비는 공민왕 때 세운 것으로 매향의 시기, 장소, 방향, 참여자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입암리에서는 매년 향우회와 함께 연초에 전통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고 있다.

 

“700년 이상의 전통과 문화를 지켜오는 마을, 입암리

입암회 김재성 대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마을 공동체 교육으로 보성을 가게 되었는데, 보성에 가서 마을 공동체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번 사업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도시에 있다가 귀향을 하게 되었는데, 제 고향을 살펴보니 곳곳에 정돈해야 할 것이 많이 보여서 이번 기회에 제 고향을 지역 분들과 함께 더욱 깨끗한 마을로 만들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상반기 활동하신 내용 간단하게 말씀해주세요

마을에 계신 젊은 분들과 어르신 분들의 단합을 위해 마을 울력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마을 입구 청소부터 시작하여 화단 조성까지 마을 들어오는 길을 환하게 만들기 위해 마을 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을의 전통문화인 매향제를 실시하여 마을의 번영과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를 하였습니다. 매향제는 800년 이상 된 전통문화로 향우회 분들과 함께 매년 지내왔습니다. 저희 입압리는 800년 이상 된 전통을 가진 마을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마을활동을 하면서 만난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하신지?

이 사업을 처음 접하는 마을 분들은 다소 생소하게 생각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꾸준하게 설명드리며 함께 동참하는 것이 필요함을 전달하였으며 그로 인해 마을 분들이 마을공동체지원사업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마을의 전통 행사인 매향제 행사할 때 사업 경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다 보니 더욱 좋아라 하셨습니다. 외부 지원사업이 마을 공동체를 위한 사업으로 여겨지니 모두들 긍정적으로 받아주시고 계십니다.

마을에서 꼭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각 집안마다 갖고 있는 장(된장, 고추장, 간장 등) 레시피를 개발하여 상품화해 보고자 합니다. 큰돈을 번다기보다는 마을에서 필요한 양만큼은 마을에서 일궈내어 마을 내에서 소비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요즘의 사람들은 옛날 전통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렇기에 일반 공산품들을 많이 사먹는 모습을 보는데, 마을의 어르신들은 고추장을 담가도 직접 재배한 고추를 활용하여 고추장을 담그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어르신들은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든 전통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십니다. 그렇기에 이를 살려서 어르신들에게도 역할을 드리고 청년들도 이를 계승하는 형태로 하여 마을 내에서 경제활동이 될 수 있도록 해보고 싶습니다.

마을 공동체의 필요성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마을에 보면 다양한 연령층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연령층은 각자 할 수 있는 일이 다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마을 공동체 활동이라 생각됩니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지혜를 내어주고, 젊은이들은 지혜를 받아 몸으로 실천하고 익히는 일을 함께하며 지역의 전통을 계승하는 일로서 함께하는 공동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동체를 꿈꾸는 주민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공동체에는 일할 수 있는 사람과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 구분이 됩니다. 공동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각자 참여할 수 있는 수준만큼 역할과 기회를 나누어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함께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바로 공동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사업을 이끄는 대표님은 마을의 사람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게 도와야 하며 마을에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계속 여쭤보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을 역사와 흔적 복원해 문화적 자부심과 긍지 드높이겠다

법성문화진흥원 성시환 대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법성포의 역사 문화가 일제강점기와 6.25, 그리고 산업화를 거치면서 문화 대부분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성문화를 복원하고자 진성과 조창에 대해서 30년 전부터 문화재청에 문의를 드렸지만 문화재 지정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는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입니다. 문화를 발굴하고 계승하여 지역의 문화를 보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법성문화진흥원은 20179월에 발족하여 현재 30명의 회원이 구성되어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활동하신 내용 간단하게 말씀해주세요

현재 마을에서 살아오고 계신 주민 대다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고, 생계가 어렵다 보니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갖도록 하고자 교육을 4회차 진행을 하였으며 법성포 뉴타운거리에 있는 향수목거리에 나무심기 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지역에 제안하며 우리 지역에 대한 역사의식이 조금이라도 변화되었으면 합니다.

마을 활동을 하면서 만난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하신지?

교육을 통해 그간 잘 몰랐던 역사적 사실에 대해 깨닫게 되는 시간을 얻게 되었고, 이후로 역사 자료를 함께 수집하는 등 함께 활동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시는 주민들이 늘어남으로써 주민들도 필요로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꼭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내년에 새싹을 가면 교육은 물론이고 학술대회를 해보고 싶습니다. 진성과 조창관련 각 학술자 관련해서 논의를 하여 보다 많은 역사자료를 모아 보고 싶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조창을 낀 진성은 전국적으로 법성포가 유일합니다. 그렇기에 이와 관련한 전문 박사 학위 이상자 분들을 초청하여 학술대회를 열어 이곳을 문화재로 지정하고자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지역에서 알아보지 못하는 귀중한 문화에 대한 전문적 지식 및 외부에서 인정을 함께해준다면 마을 분들 또한 생각의 전환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을 공동체의 필요성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공동체 의식이 있음으로써 마을에 자부심과 마을에 소속감을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주의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많이 없지만, 역사를 함께 배우고 알아가는 공동체 활동을 통해 자신이 사는 터전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느낌으로써 마을의 소중함을 알아갔으면 합니다.

이번 진성 역사 찾기 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져서 문화재로 지정을 받는다면 타 시군에 있는 고창읍성, 낙안읍성보다도 더 훌륭한 가치로서 문화재 역할을 해내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지역주민들이 고향이 있는 좋은 가치를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이를 함께 복원하고자 하는 공동체적인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는 결국 더불어 사는 삶과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일이기에 지역의 자산을 지키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식들이 필요합니다.

공동체를 꿈꾸는 주민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주인의식 결여와 개인주의화가 심화하고 자기의 실리만 챙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희생과 봉사 정신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지만 교육이나 체험을 통해 사고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그럼으로써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마을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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