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읍 김경심 씨 약용자원 재배, 농촌체험공방 운영, 건강기능식품 개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용자원을 활용한 힐링푸드와 함께 귀농의 삶을 살아가는 백수읍 김경심 농부를 소개한다.

 

약용작물로 건강 챙기고 소득 올리고

급속한 고령화와 의료 기술 발달로 기대수명 100세 시대인 오늘날에 의학의 도움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삶이 아닌 풍요롭고 활력 넘치는 삶이 중요해졌다. 이렇듯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성 식품과 천연 화장품 등의 원료로 이용되는 약용작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메리골드, 골드히비스커스(금화규), 참나리, 엉겅퀴 등 다양한 식용꽃들과 여정실(광나무 열매), 케일, 비파, 수국, 각종 허브까지모두 백수읍 김경심 농부의 손에서 자라나는 작물들이다. 논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작물이 아닌 조금 특별한 작물을 선택한 김경심 대표의 사연을 들어봤다.

내가 고집이 센 편이라 주변에서 만류하는 걸 다 뿌리치고 여까지 왔어요. ‘시골 가면 고생바가지다’, ‘시골이 얼마나 힘든지 아냐부터 시작해가지고 다들 말렸죠.”

광주에서 2년간 건강샵을 운영했던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고향인 영광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4개월 차이로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시며 남기신 밭을 돌보기 위해 7년간 영광과 광주를 오가며 바쁘게 살았다. 그러다 올해 3월 남편의 명예퇴직으로 부부는 함께 정식으로 백수에 귀농했다. 현재 김 대표는 직접 농사지은 작물을 가공한 건강기능보조식품을 판매하며 농촌체험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할머니가 옛날 손잡이 약탕기에 맨날 뭘 끓이셨어. 큰 집 손자가 여섯, 우리 집에 다섯이나 되니까 이 집 새끼 코 흘리면 뭐 해 주고 이 집 새끼 기침하면 뭐 해주고. 그게 왠지 좋아 보였나 봐.”

한약방을 하시던 외증조할아버지와 그 딸인 할머니가 약초를 달이시던 모습을 보며 자란 김 대표가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원예에 특출나셨던 아버지의 재능까지 물려받았는지 손대는 것마다 잘 됐다. 남들은 어 이런 것도 있네하면서 넘기는 것도 김 대표는 뭔가 형상을 만들어야 직성이 풀렸다. 각종 약용자원들을 씨앗부터 사서 직접 재배부터 수확, 다양하게 가공까지 해서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만들어냈다. 그걸 직접 먹어보고 체험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몰랐던 정보를 얻어가며 건강식품을 개발했다.

고향이나 시골에 대한 향수는 있는데 마땅히 가야 될 명분이 없어서 못 가시는 우리 동년배나 언니들이 많았어요. 나이가 먹으면서 뭔가 즐길 수 있고 하나의 취미생활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작년부터 농촌체험공방을 운영하기 위해 식용꽃을 재배해서 준비했지만, 코로나19에 장마까지 겹치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장마 통에 열심히 말렸던 게 억울하고 아까워서 로컬푸드 직매장에 입점해 꽃차와 생화로 판매하고 있다.

꽃따기 체험
꽃따기 체험

될 수 있으면 일을 안 벌이고 싶지만, 머릿속에서 자꾸만 계획이 생긴다고 한다. 우선 체험공방 주변 약 1,700평 규모의 밭을 정리하고,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길가에 1층은 체험장 겸 식당, 2층은 교육장 겸 카페로 활용할 2층 건물을 짓는 게 목표다. 밭 옆에 흐르는 개울가 뚝방길을 따라 심을 자작나무도 준비했다. 내년에는 한약재도 심어볼 생각이다.

신랑이랑 나랑 잘 사는 게 목표지, 솔직히. 주변 지인들 와서 같이 즐겁게 어울릴 수 있으면 되는 거고. 큰돈을 벌어야지 그런 것보다는 치유농업공방인데 내가 치유가 되야 하기 때문에. 치유라 해서 거창한 게 아니라 그냥 와가지고 자연을 보면서 내 맘 편하면 그게 치유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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