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경력 떡집 사장 6명이 설립
공동사업장 운영으로 해썹(HACCP) 부담 완화

10년 이상 경력의 영광 대표 떡집 사장 6인이 모인 협동조합 들샘을 소개한다.

 

협동조합 들샘을 소개합니다

협동조합 들샘에서 마련한 공동사업장. 추석을 앞두고 떡 만들랴, 떡 실을랴, 떡주문 받을랴정신없이 바쁘다. 추석대목을 준비하는 여느 떡집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그래도 영광에서 내로라하는 떡집 사장이 6명이나 모였다고 금세 일을 척척 마무리한다.

내 떡 팔기에 바빠야 할 떡집 사장들이 한데 모여 서로 도와가며 일하는 모습이 낯설다. 협동조합 들샘의 대균년 대표와 만나 그 사연을 들어봤다.

작년까지 해서 해썹(HACCP)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로 연장이 됐어요. 개인 떡집에서 해썹 기준을 각자 충족하기가 부담스러우니까그러면 여러 사람이서 공동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하나 만들어 보자 해서 여섯 집이 시작하게 된 거죠.”

들샘은 모싯잎 송편이라면 내로라하는 영광 떡집 사장 6명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다. 대균년 대표와 이순희, 배옥경, 최창신, 박현희, 배형래 사장, 정현화 사무장 등 10년 이상 송편 전문 떡집을 운영한 달인들이다. 처음 의견이 나왔을 땐 모두가 반신반의했다. 다들 자기 장사하던 사람들이라 직접 협동조합을 운영하려니 생소했다. 그래도 모범적으로 운영이 잘 된다면 이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싶어 그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설립 절차부터 공부하느라 8개월 가까이 준비기간을 거쳤다. 처음엔 10집이 모였다가 6집이 남아 2020년 정식으로 협동조합 들샘을 설립했다.

나 혼자가 아니라 사람이 여럿이다 보니 각자 의견을 주장하는 거죠. 합의점에 도달하기가 참 힘들었어요. 자금문제도 있고. 여유 있는 사람들은 몽땅 내블고 머시기 해볼까 하는데, 없는 사람들은 돈 벌라고 왔지 꼬라박을라고 왔냐 그런 차원이죠. 그래도 현재까지는 잘하고 있어요.”

협동조합 초반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모든 게 공평해야 했다. 어려움은 나눠 가지고, 필요한 자금도 함께 모으고, 공동사업장도 함께 쓰고, 수익도 나누고, 그리고 가장 소중한 고객도 나눠야 했다. 하지만, 서로 상생하고 공생하려면 양보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떡 전문가 6집이 모여 개발해서 만드는 거니까 아무래도 다르겄죠?”

들샘은 식약처 안전관리인증기준인 HACCP 생산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송편 레시피까지 통일했다. 10년 이상 경력자들이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해 보완점을 찾고 장점만 모아 들샘만의 레시피를 완성했다. 송편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열심이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다 보니 조금씩 안면만 익히던 사이에서 많이 가까워졌다.

모싯잎송편부터 해서 굳지않는 떡 앙꼬절편, 찹쌀떡(모찌), 기정떡까지조합원 중에 모싯잎송편 전문 떡집뿐만 아니라 일반 떡집 사장님도 있어서 어지간한 떡이라면 다 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떡값은 그대로인데 재료값이 너무 올라서 힘들다는 거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떡 만들 인력도 부족하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들샘에선 올바른 송편을 만들고 바른 먹거리를 제공해 영광의 자랑 모싯잎떡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한다.

영광에서 송편이라고 하면 쫙~ 꿰고 있다는 떡집 사장 6. 앞으로 코로나도 잦아들고 해썹도 정식으로 인증을 받으면 내년부터는 정상궤도에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떡집들이 이렇게 공동으로 작업장을 운영하는 건 처음이잖아요? 제대로 해서 이런 방법도 괜찮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떡집들이 서로 경쟁 안 하고 덜 힘들게 장사할 수 있는 모범이 됐으면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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