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호 백수초등학교 직원

영광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은 몇 개인지 알고 있는 군민은 몇 명이나 될까? 본인도 제호까지 제대로 알고 있는 신문은 없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지역신문이 발행된다는 정도다.

신문에 관심 있는 주민은 영광군이 전남에서 아마도 전국에서 제일 많이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현재 주간신문으로 발행되는 지역신문사만 10여 개다. 본인은 영광신문 독자 위원으로 활동을 하면서부터 지역신문에 대한 고충을 알 수가 있었다.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영광신문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 발행되고 있는 여러 신문도 꼼꼼히 챙겨가며 읽고 있다. 하루가 멀게 우리 지역에서는 다양한 이슈와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새로운 모든 정보와 소식들을 신문에 다 담아 구독자들에게 전달해 줄 수는 없다. 그래서 신문편집에 있어 새로운 이슈에 관해 스트레이트 기사로 보도할 것인지 해설기사나 기획기사로 실을 것인지 아니면 논설기사로 실을 것인지에 따라 현안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

군민의 입장으로 봤을 땐 분명 중요한 현안의 문제로 보도기사나 기획기사 아니면 르포기사로 보도되어야 주제들이 여타의 여러 신문은 유독 단평 단신 기사들이 많다. 기자의 감각을 여지없이 보여줄 수 있고 흥미로운 단문형식의 단평 단신 기사들은 읽기에는 편할 수 있으나 깊이 있는 전달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영광신문은 단평 단신 기사의 비중보다는 중요한 현안에 대해 다양하게 보도기사를 비롯하여 인터뷰 기사, 논설기사. 르포기사 등에 중점을 두고 활용한 편집들이 돋보였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이라는 게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유리창 파손 등 가벼운 범죄를 내버려 두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 심리학 이론이다. 지하철의 깨진 유리창을 내버려 두는 것은 곧 법질서의 부재를 반증하고 잠재적 범법자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치안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유리를 깨는 경범죄부터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난립하고 있는 영광지역 주간지를 보고 있자면, ‘깨진 유리창 이론이 떠오른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주목하는 게 전염 효과인데, 지역신문 난립 역시 전염 효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영광지역신문 시장은 깨진 유리창이다. 유리창을 깨는 데 앞장서 온 지역신문은 물론이고 깨진 유리창을 보수하고 새것으로 갈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지자체와 주민까지 깨진 유리창엔 관심이 없다. 심지어 유리창이 깨져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다. 지역신문이 전염병처럼 창궐하는 이유다.

유리창이야 깨져 있건 말건,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만 발생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만연한 곳에서 지역신문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것은 말 그대로 요원한 일이다.

예컨대, 도덕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역신문은 자정 선언 차원에서 지면에 청렴 서약을 내보내고, 신문 시장 난립의 핵심 고리인 지자체는 여전히 기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촌지성 현금과 물품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지역신문을 외면해 온 지역 주민 역시 그동안의 무관심과 냉소를 버리고 가정에서 지역신문을 한 부씩 구독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깨진 유리창을 보수해야 하는 것은 다른 누가 아니라 영광군에 사는, 그리고 앞으로도 이곳에서 살아갈 우리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우리 지역에 뜨겁게 달아오른 SRF 쓰레기 발전소 허가문제로 인해 갈등수위가 최고점에 도달해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짐에 따라 갈등은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권력의 분산과 참여 민주주의에 있다. 권력이 집중될수록 갈등은 그만큼 증폭된다.

우리 지역에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군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개혁이 필요하다. 갈등의 문제를 균형적 시각을 갖추게 하고 사회통합을 위해 지역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갈등의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소통시키고 민주적 합의를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기사들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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