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윤 재경향우

정부수립 이후 약 75년 동안 내 고향 영광군에는 50(중복포함)의 군수가 평균 18.1개월을 재직하며 영광 군정을 이끌어 왔다.

내년 6.1 지방선거가 불과 7개월 정도 남겨둔 가운데 차기 군수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수의 면면은 6만 영광군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며 영광군 발전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군수라는 자리는 과연 군민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단순히 표면적으로 나타난 예산 편성권을 가지고 있고,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소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자리인가? 아니면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 것일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군수라는 자리는 영광군민들의 구심점이다. 도시인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치적 불신이 주민들의 무관심을 부채질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영광처럼 농촌 지역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선거 때마다 높은 투표율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도시민보다 농촌 사람들이 좀 더 선거에 관심이 있고 지방자치 단체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대 영광군수는 194639일 초대 김영하 군수를 시작으로 50대 김준성 군수까지 약 75년에 이르는 동안 46명의 군수가 영광 군정을 이끌어 왔다.

초대 김영하 군수부터 42대 박래관 군수까지는 관선이었고, 43대 김봉열 군수부터는 민선이었다. 관선으로 가장 오래 재직한 군수는 21대 정상열 군수로 196581일부터 1968615일까지 210개월이었고, 민선 군수로는 43~45대 군수를 역임한 김봉열 군수로 재직 기간은 199571일부터 2006630일까지 11년이었다.

5대 군수를 역임한 이인영 군수와 13대 군수를 역임한 조영선 군수는 각각 5개월, 3개월 단명으로 끝났고 민선인 46대 강종만 군수는 8개월 만에 중도하차하는 불명예를 남겼다. 이들 군수의 평균 재임 기간은 18.1개월이었다.

군수의 권한과 역할은 지방정부인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이 가장 밀접하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행정기관으로써 주요 역할은 일반 행정관리, 복지시설 건립·운영, 문화·체육진흥, 보건의료, 청소·환경보전, 주택공급, 도로·상하수도 등 기간시설 건설, 공원관리 등 군민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 기관의 장이 바로 군수다. 영광군수는 지역 11개 읍·면의 행정을 총괄·감독하고, 민원처리 결제 통제 감독 등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구역 조직 및 행정관리 주민의 복지증진 지역개발 및 주민 생활, 환경시설의 설치 관리 등을 총괄한다.

영광군 산하 38, 21개 실··800여 명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고, 재정 규모 6,000여 억원의 예산 편성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군수의 역할은 주민의 의견을 고루 반영하는 행정을 펼쳐 영광군을 편안하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고,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투자 환경을 만들어 주며, 주민들의 문화, 복지 생활에 힘쓰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군수를 향한 군민들의 기대에 대해 많은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군수라는 자리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전달하는 임무, 주민의 위에 군림하는 군수가 아닌 주민과 소통하고 중간 역할을 잘하는 것이 주 역할임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군민들은 항상 초심을 지키고 지역대표로서의 책임감을 가진 봉사자로서 영광지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군수를 원한다. 그 자리가 벼슬이 아니라 참 일꾼의 자리임을 명심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오로지 영광군 발전과 영광군민의 안녕을 위해 일해 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긴말이 필요 없다.

군수의 위치는 군림하는 정치인이 아닌 지역 발전을 위한 행정가로서 소통을 통해 투명한 군정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선거전을 앞둔 후보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측근의 말보다 주민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군정에 반영토록 해야 할 것이다.

공직자는 '예언자적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 군수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견하는 탁월한 경륜도 함께 갖추어야 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군수의 자질은 곧 영광군민들의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군민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군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일체의 비리와 유혹을 거절하고 오로지 지역민들을 위하는 청빈한 군수가 선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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