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목장 김수영 대표, 목장형 자연치즈 경연대회 대상
납유, 유제품 생산·판매에서 목장카페까지 도전!

영광에서 18년째 유가공 발전에 힘써온 유레카목장 김수영 대표가 제14회 목장형 자연치즈 경연대회에서 한국인 입맛을 겨냥한 치즈를 선보이며 대상을 수상했다.

 

갓 짜낸 우유로 만든 치즈니까 더 맛있죠

신기하잖아요? 우유가 물인데 덩어리가 돼서 치즈가 되는 걸 보면. 10분의 1로 줄어가지고 치즈가 되거든요.”

목장에서 우유를 생산하고 그 우유로 곧바로 손수 치즈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목장을 운영하면서 유제품을 만드는 유가공 낙농인 김수영 대표를 만났다.

좁은 논길을 따라 목장에 들어서니 넓게 깔린 잔디밭 위에 화려하게 색칠된 젖소 조형물 2마리가 눈에 띈다. 독일에서 치즈 만드는 기계를 구입하며 함께 실어온 작품이다. 날씨가 좋을 때는 젖소들이 방목장에 나와서 풀을 뜯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김수영 대표가 남편과 영광에 정착해 유레카목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건 1997년이다. 길도 포장이 안 되어 있고 땅도 제대로 정리가 안 되어 있던 이곳을 남편과 함께 우사, 목장, 착유실 하나하나 직접 세웠다. 현재는 젖소 120여마리를 사육해 매일 약 2톤 정도의 우유를 생산한다.

낙농 처음 할 때 이런 꿈을 꿨죠. 유럽처럼 목장에서 치즈도 만들고 그래야지. 목장에 사람들이 와서 치즈도 뚝 잘라서 사가고 이런 거. 유럽에선 그렇게 하잖아요? 우유는 있으니까 처음에는 돈 번다기보다는 맛있는 걸 우리 딸들한테 만들어줘야지하고 공부를 했어요.”

2004년 당시 잉여원유 파동으로 우유 가격이 폭락하자 남은 우유를 활용하기 위해 앞서가는 낙농가들과 모여서 연구회를 만들었다. 치즈·버터·요구르트 등 유제품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국내 전문가는 물론 일본·독일의 유명 마이스터를 찾아다니며 실력을 키웠다. 독일 마이스터를 목장에 10년을 모시고 살면서 함께 전국을 돌며 교육을 펼치며 우리나라 목장형 유가공의 기초를 다지고 그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그렇게 18년째 김 대표의 치즈공부는 계속 됐다.

우리는 좋은 우유가 항상 있으니까 더 재밌지. 얼마나 좋아요? 목장에서 금방 나온 우유로 갖고 하니까. 정성스럽게 짠 걸 바로 가공하니까 그게 좋은 거지.”

김 대표의 노력은 그가 만든 치즈에서 알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주관하는 목장형 자연치즈 경연대회에서 참가할 때마다 입상을 놓치지 않는다. 얼마 전에도 대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김 대표가 출품한 고다치즈는 맛과 향이 뛰어나고 조직감 또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함께 출품한 얼룩이 치즈는 겉면에 오징어먹물로 젖소 무늬를 새겨 맛은 물론 보는 재미까지 돋보였다는 평가다.

유레카목장의 우유 맛이 궁금하다면 최근에 목장 옆에 문을 연 카페를 방문해볼 수 있다. 목장에서 갓 짜낸 신선한 우유를 활용한 음료, 아이스크림, 치즈, 디저트 등도 판매한다. 카페 안에서 시골 목장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김 대표의 셋째 딸이 직접 이태리에서 배워온 전통 이태리 방식으로 만드는 젤라또는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열심히 만들었어도 소비자들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좋은 치즈가 있구나 하고 알아주시고 먹어주시는 게 중요하죠. 치즈를 시작한지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앞으로 외국산들이 면세로 들어오면 경쟁력이 과연 있을까 걱정이에요.”

처음엔 꿈꿔왔던 목장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는 가업을 이을 딸에게 더 번듯한 목장을 넘겨주기 위해 바탕을 제대로 다지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김 대표의 꿈을 완성해갈 목장은 동이 트기도 전 샛별과 함께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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