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영/ 농협 영광군지부장

1970년 한국인 1인당 연간 주요 농축산물 소비량은 쌀 121kg, 보리 36kg, 13kg, 육류 5kg 이었으며, 2020년에는 쌀 57kg, 보리 1kg, 34kg, 육류 54kg로 변했습니다. 50년의 세월에 펼쳐보면 즐겨먹던 쌀의 자리에 육류(10배 증가), (3배 증가)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쌀이 건강식으로 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밥 중심 식문화가 옅어지는 것은 다양한 경제·사회·문화적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지만 왜곡되어 알려진 다이어트도 한몫했습니다. 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명멸하면서 쌀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습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저탄고지는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육류위주 식사가 체중감량 등에 효과적이라고 보도되면서 삼겹살, 버터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반면 학계에서는 저탄고지가 지속되었을 때 문제가 심각함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은 중년 남녀 15,000명의 식단을 25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탄수화물을 40% 이하로 줄이고 육류(단백질)를 많이 먹은 그룹의 기대수명(79)이 탄수화물을 70% 이상 섭취한 그룹의 기대수명(82)보다 낮고 더 위험하다는 결과를 발견했습니다.

미국 벤터빌트대 연구팀은 생쥐 대상 실험에서 고지방식 식단은 장의 기능을 방해하고 유해한 미생물의 성장을 부추겨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했습니다.

미국예일대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고지방식 다이어트 효과를 분석해보니 다이어트를 시작한 일주일 동안은 혈당 수치와 염증이 감소했지만, 일주일 이후에는 태워 없앨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지방을 섭취하여 당뇨병과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쌀 등 곡류섭취가 꼭 필요하고 특히 권장에너지원 섭취비율(탄수화물 60% 지방 25% 단백질 15%)을 지켜줄 것을 권합니다. 그렇다면 완전식품 쌀에는 어떤 성분들이 있고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탄수화물은 뇌의 주 에너지원입니다. 뇌는 오직 탄수화물 에너지만을 고집하고 지방이나 단백질 에너지원을 거부합니다. 뇌의 밥인 탄수화물에서 생성된 포도당이 혈액 속에서 일정 수준이하가 되면 뇌기능이 떨어지고 심하면 의식을 잃고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탄수화물은 잘 다스리고 조절해서 섭취해야 할 영양소인데 핵심은 단순탄수화물(설탕, 초콜릿 등은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시켜 지방이 쌓이게 하고 비만을 유발)은 멀리하고 복합탄수화물(, 보리, 채소 등 섬유질이 많아 포만감이 오래가는 좋은 에너지원)을 섭취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 부설 연구소 실험결과 쌀 중심의 식단과 밀 중심의 식단을 비교한 결과, 성장효율 · 단백질 이용효율 ·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 등 모든 면에서 쌀 중심의 식단 쪽이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현미의 식이섬유에 많이 함유된 IP6은 대장암, 지방간, 동맥경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현미를 먹인 생쥐 그룹에는 대장암의 암세포 수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려면 밥보다 빵, 케익, 국수 등 밀가루 음식을 덜 먹어야 합니다.

쌀눈에 많이 함유된 가바는 고혈압을 내려줍니다. 현미 100g8mg, 백미에는 5mg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쌀눈에 풍부한 가바는 중성지방을 줄이고 간 기능을 낮춰줘 고혈압을 개선시키고 신경을 안정시킵니다. 쌀의 배아가 발아과정(발아현미)에 들어가면 가바가 크게 증가합니다. 가바는 뇌혈류 개선 의약품으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현미에는 노화를 막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E, 오리자놀, 토코트리에놀 등을 함유하고 있어 생체의 손상이나 지질 과산화를 억제합니다.

쌀이 묻습니다. 겨울 보온밥솥이 없어 아랫목에 밥을 보관하다 이웃집과 빌려먹던 시절의 우리의 체형은 어떠했습니까?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지금 몸이 원하는 자연식품(쌀을 포함한 제철음식)을 선택하고 있는지 맛을 위해 가공식품을 선택하고 있는지? 우리 선조들중 비만인 분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쌀은 다이어트 음식입니다. 건강을 위해 곡물류, 채소류, 고기류를 골고루 섭취하고 현미섭취량을 늘려야 합니다. 현미는 쌀겨와 쌀눈이 100% 살아있어 단단한 쌀겨층 때문에 식감이 떨어지지만 백미에 비해 영양가는 높고 식이섬유소가 많아 당이 서서히 몸에 흡수됩니다. 백미와 현미를 섞어 먹는 가정이 많지만 바로 현미를 섞어먹기 어렵다면 5분 도미나 7분 도미와 함께 드실 것을 권합니다. 쌀겨와 쌀눈이 50% 살아 있는 상태를 5분 도미, 30% 살아 있는 상태를 7분 도미는 현미보다는 영양가는 떨어지지만 밥맛이 좋고 소화는 잘됩니다.

밥은 완전식품입니다. 밥을 챙겨먹어야 몸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지방이나 단백질보다 먼저 사용되므로 밥 위주의 세끼 식사는 체내 에너지원이 일정하게 공급하여 다이어트와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성인남성(여성) 1일 권장 칼로리 2,500kcal(2,000kcal)를 중량으로 환산하면 탄수화물은 375g, 단백질은 95g, 지방은 70g이 적정량입니다. 탄수화물 375g을 쌀 1공기(100g)로 환산하면 하루 3.7공기의 탄수화물 섭취가 필요합니다. 이중 뇌가 하루 110g(일 섭취 탄수화물 30%)의 건강한 탄수화물의 에너지원이 필요하므로 밥은 꼭 챙겨먹어야 합니다. 밥은 우리의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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