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전 홍농농협 조합장

쌀 산지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생산량 증가에 따른 쌀값 급락 우려가 점차 현실화 돼가고 있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통계청에 따르면 금년 쌀 총생산량은 3382천톤으로 지난해 3507천톤에 비해 10.7%나 늘어난 수치다. 내년도 예상 수요량 27~31만톤이 웃도는 물량이다. 산지 쌀값은 20kg 기준 신곡 첫 조사일인 1055683원을 시작으로 12452586원으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쌀값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초과물량에 대한 시장 격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양곡 관리법 시행령 고시를 제·개정해 초과 생산량이 수요량의 3% 이상이면 초과생산량 범위에서 정부가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장격리제를 법제화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 격리제 발동요건이 충족됐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니 산지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쌀값 하락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아울러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통계청이 내놓은 쌀 가격 동향과 생산량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으로 까지 치닫고 있는 실정인바 일부 산지에서는 20kg들이 쌀값이 5만원 이하로 떨어졌다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만큼 발표가격과 괴리가 사실 너무 크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실제 생산량 증가분이 정부 발표치를 훨씬 넘는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쌀값 하락은 소득감소로 이어져 많은 농가에 큰 타격이다. 인건비와 자재대등 모든 것이 상승기류인데 쌀값만 추락한다면 농촌지역의 제반경영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산지농협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숨만 쉬고 있다. 쌀값하락 우려가 커지자 민간업자들이 매입을 꺼리면서 그 물량이 농협쪽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최저한계를 넘어서 야적까지 하고 있는 곳이 상당수라서 결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전국 협의회는 지난 1213일 청와대인근에서 쌀 시장 격리 촉구를 위한 전국 농협장 총궐기대회를 열고 금년산 쌀 공급 과잉 물량 전량에 대한 즉시 매입을 정부에 요청했으며 여,야국회의원들과 농민단체장들도 함께 했다

특히 농협조합장들이 대규모로 거리에 나선 것은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반대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산지 농협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예기다. 농가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해 높은 가격에 벼를 사들였다가 값이 하락하면 경영악화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기 때문이리라, 이는 쌀 매입 축소를 야기해 농가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쌀값 하락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 시장격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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