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자유기고가

노령산맥이 한반도 서해를 향해 힘차게 뻗다 멈추어 이룬 봉화령 수리봉이 서해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를 멈춰 세우고 불갑산 깊숙이 자리를 한 영광 불갑사. 여름이면 불갑사 길 따라 연분홍색으로 물들인 상사화가 젊은 남녀의 발길을 묶어세운다.

뿐만 아니라 가을이면 붉은 꽃을 매단 꽃무릇과 구절초의 하얀 꽃잎이 고개를 끄덕이며 오는 이 가는 이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느라 바쁘다. 그 풍경이 영광의 명물 중 하나다.

가을이 되면 유독 미륵당 꽃동산 도로변 구절초 꽃길이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7~8월 무더운 여름 연한 보라색의 꽃, 이룰 수 없다는 사랑 또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꽃말의 상사화가 7월 영광을 더욱 더 아름답게 하기도 또 보는 이의 가슴에 사랑의 씨앗 아름다움을 심어준다.

수선화과인 상사화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 중에서도 특이한 것이 꽃이 진 뒤에 잎이 돋아난다. 때문에 꽃은 잎을 보지 못하고 잎 또한 꽃을 보지 못한다.

상사화는 약재로 쓰기도 한다. 인간에게 즐거움만 주는 게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도 영광은 상사화와 꽃무릇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굴비로 입맛을 돋워 건강케 하는 등 행복을 안겨준다.

영광 굴비는 예로부터 널리 알려져 그 명성이 조선 마지막 왕 순종 못지않게 전해지고 있다. 조선 마지막 임금이 누구냐고 물으면 대부분 사람들이 머뭇대며 모른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도 굴비하면 네다섯 살 아이도 입맛을 다시며 영광 굴비 먹고 싶다고 한다.

가난한 선비가 귀한 굴비를 먹어 없애는 게 아까워서 안방 천정에 매달아 놓고 밥 한번 입에 떠 넣고 천정에 매달린 굴비를 처다 보고 했다는 말이 있다.

그 같이 굴비는 귀한 음식이었다. 그 귀한 음식 굴비하면 영광을 빼놓을 수가 없다. 영광에는 그토록 행복을 안겨 주는 굴비가 있는가 하면 사랑꽃말의 상사화가 영광을 대표하고 있으니 영광사람들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저 멀리 동지나해에서 월동한 조기떼가 산란을 하기위해 4~5월 산란 직전 연평도 근해로 북상 중인 것을 법성포 앞 철산바다에서 잡아 소금으로 간 절린 것이 굴비다.

설화에 의하면 굴비는 법성포로 피난을 온 이자겸이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의미로 그 맛이 변하지 않는 표현으로 영광굴비를 왕에게 진상하면서 알려졌다 한다.

영광은 상사화 꽃무릇 풍경과 굴비 명성 못지않게 자랑할 만한 것들이 많다. 백수해안도로 노을, 풍력발전, 문화재 등 볼거리가 참으로 많은 곳으로 지명 못지않게 복 받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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