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영/ 농협 영광군지부장

이제 몇 일 후면 설 명절입니다. 설 명절(음력 11, 정월 초하루)은 한 해를 시작하는 신성한 첫날, 공동체구성원들의 안녕과 평안을 비는 축제였습니다. 설날 아침 조상님들께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고 집안 공동체가 모여 성묘를 해왔습니다. 농경사회에서 설은 전년도 마지막 날(섣달 그뭄, 음력 1229~30)과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 대보름(음력 115,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고 밤·호두·은행·잣 등을 깨물며 건강을 챙기는 행사)까지 16일간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협동을 구하던 축제였습니다. 모든 사회적 현상이 그 시대에 여건에 따라 재해석되고 진화해 갑니다. 최근 명절 풍경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 법률이 있습니다. 20169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김영란법)입니다. 이 법률이 개정되었습니다. 이 개정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위축에 시달리던 농업계와 소상공인들이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명절기간 농축산물 선물가액을 20만원으로 상향하는 청탁금지법개정안의 적용기간이 20211230일 최종 확정된 것입니다. 농업단체의 적용기간 연장요청이 받아들여져 올해 설명절(21)에는 18일부터~ 26일까지 30일 동안 우리 농축산물 선물을 20만원까지 할 수 있게 되었고 향후 명절에도 정례화 된 것입니다.

이번 개정으로 기존 안보다 적용기간이 5일 늘어난 30일로 확대되고 선물가액이 상향되었습니다. 청탁금지법은 지난 2017년말 농축수산물 소비위축 문제점이 인정되어 농축산물 선물에 한해 10만원(기존 5만원)으로 상향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각종 경기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마트, 홈쇼핑 등 유통업체들이 명절 대목을 맞아 준비한 선물세트 매출은 상향 전보다 대폭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간 연장 조치는 어려운 소상공인과 농업인들에게는 가뭄 속 단비가 될 것입니다.

특히 선물가액이 일정금액과 기간 한정으로 인해 국산 농축산물로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것이 어려워 유통업체들도 값싼 수입산 농축산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조치로 농업인은 예측 가능한 농업경영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소상공인은 우리 농축산물로 구성된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선물가액을 20만원으로 한시 상향했던 지난해 설 기간 농·식품 선물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19% 증가하는 등 소비촉진효과가 뚜렷했다고 합니다. 전국한우협회정책연구소는 이번 조치로 명절기간 한우 공급 및 수요가 2% 늘고 생산단계 563억원, 소매단계 1,087억원 등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농업계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감사하고 있습니다. 농업인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와 고통분담을 위해 결단을 내려주신 국회의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관계부처, 국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선물이란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하거나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입니다. 코로나19로 우리 삶의 풍경들이 많이 바뀌었지만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선물은 우리농축산물이 최고 입니다. 선물은 주고받는 사람 모두 부담스럽지 않으며 마음과 정성이 담긴 우리농축산물이 정답입니다. 우리 농축산물에는 시간의 무게와 우주의 온기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 농축산물은 변화무쌍한 자연과 씨름하며 자랐고 수많은 정성을 먹고 자란 열매입니다. 우리 농축산물은 작년 겨울 한파와 봄에 저온,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 등을 이겨낸 자연의 귀한 소산물입니다. 좋은 음식은 약이 되는 것처럼 우리 농축산물은 면역력을 키워줍니다. 우리 농축산물은 우리 땅의 농업인들이 키워낸 고귀한 마음과 고향의 훈훈한 정을 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농축산물에는 농업인의 새벽도 숨었고 피와 땀이 녹아 있습니다. 우리 농축산물 소비는 윤리적 소비와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 농축산물 소비는 사회전체의 건강을 생각하는 철학적 소비입니다. 우리 농축산물 소비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느끼며 공동체의 가치를 존중하는 도덕적 소비입니다. 우리 농축산물 소비는 농업인들의 아픔을 덜어줍니다. 우리 농축산물 소비는 우리 농촌에 희망이 됩니다.

설 명절 우리 농산물로 준비한 명절음식들 가족과 나누면서 귀한 시간 갖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할 귀한 선물은 우리 농축산물로 전하길 바랍니다. 영광군민 여러분! 정통과 얼이 깃든 설 명절,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 귀한 분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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