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신문편집위원·영광가족센터장

고봉주 영광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고봉주 영광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코로나펜데믹과 이주민 혐오

20213, 미국 조지아주의 애틀란타시에서 끔찍한 총기 테러가 발생했다.

21세인 백인남성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운영하는 맛사지 업소에 침입해 1차 총격을 가한 데 이어 스파 등 다른 두 곳의 맛사지 업소에도 난입하여 총기를 난사해 8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4명의 한국계 이주민을 포함해 또 다른 아시아계 여성 등 8명이 희생되었다.

범인의 SNS엔 중국인을 혐오하는 글이 많아 코로나19 발발 이후 급증한 아시아계 혐오범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국내의 네티즌들도 함께 분노했었다.

미국인들의 소수민족 혐오범죄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03월부터 20216월까지 미국내에서 신고된 아시아계 혐오범죄는 9,081건으로 하루 평균 19건에 달하고 있어 늘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미국 내 아시아계 소수민족들의 공포스러운 삶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가 있다고 하겠다.

한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 이주여성들이 겪는 인권문제 또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2021년도 여가부에서는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다문화 인권문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주민의 29%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더욱더 심해진 것을 느꼈다고 한다.

피해자인데도 보호는 뒷전

다문화 가정으로 방글라데시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모(26)양은 작년 10월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했다.

퇴근을 하던 김양를 향해 50대 중반의 남성 2명이 다가서더니 대뜸 야 코로나!”라며 욕설을 시작했다.

너 불법 체류자 아니냐? 한국인을 상대로 돈 뜯어먹는 OOO 아니냐?”며 김씨를 밀치기까지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올 때까지 한국인들의 욕설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경찰은 가해자인 한국인들의 조사는 뒷전인 체 먼저 김양이 불법 체류자인지부터 확인을 했다고 한다.

한인들이 미국에서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 역시 인종에 따른 편견으로 차별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주변인에서 한국사회의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현황조사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구원은 10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1%에 이르고 다문화 출생아 수는 17,939명으로 전체 출생아 수의 5.9%를 차지하는 등 다문화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에서 2015년에 100점만점에 54.0점이던 것이 201852.8점으로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결혼이민의 축을 이루는 국제결혼중개업소 광고에서의 성차별과 인권침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일부 국제결혼중개업체는 국제결혼을 원하는 여성의 얼굴, , 몸무게 등을 포함하는 행위와 거짓, 과장된 표시를 하는 등 성을 상품화하거나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광고에 올리고 있으나 정부에서는 이를 규제할 법적인 장치는 아직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점은 또 있다.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을

다문화가족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비례해 다문화가족의 이혼율도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혼가정이 한부모가정이 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배우자가 다수인 다문화가정의 특성상 한부모가정이 된다는 것은 다문화 아동들이 열악한 환경에 내팽개쳐진다는 것과 같다.

어린이는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는 어린이 헌장은 다문화아동에게서만큼은 남의 이야기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동안 지자체의 복지정책에서도 다문화가정은 늘 소외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문화가족은 단순한 표계산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정치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군민들의 기대속에 새로 취임한 강종만군수가 다문화가족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하겠다.

서로의 차이와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한 강군수의 공약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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