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식 보다 상향식

국형진/ 영광청년센터장
국형진/ 영광청년센터장

저번주 예술의 전당 소공연장에서 영뮤라는 뮤지컬동아리가 첫 번째 공연을 진행하였다. 소공연장 1,2층에 만석이 되어 공연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본 것 같다. 공연을 진행하면서 특별한 홍보도, 광고도 없이 30여명의 출연자가 석달동안 연습한 뮤지컬 습작을 공연했을뿐인데, 어떻게 150명의 관객이 들고, 한시간 반동안 환호와 박수로 가득한 공연장이 연출될수 있었을까?

이번 사업은 영광군에서 지원하는 청년 도전사업에서 일부 예산을 지원해주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전체 사업비의 40%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보조금이라는 것이 원래 전체를 다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보조해주는 예산이란 말이 아닐까?

뮤지컬을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과 뮤지컬을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가 맞았고, 짜여진것에 움직인 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싶은 동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데 큰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출석율이 거의 90%이상을 유지하며 주 1~2회 진행된 연습에 대부분의 단원이 참여하면서 춤과 노래를 함께하는 뮤지컬이라는 생경한 컨텐츠를 배우기 위해 애썼던 것 같다.

그리고 가르치는 자의 욕구도 무엇보다 중요했다. 영광군에 신선한 공연컨탠츠인 뮤지컬을 군민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생각과 강사의 전문성, 성실함, 준비를 위한 헌신과 노력이 배우고자 하는사람들과 시너지가 났다고 생각한다.

합창을 하기도 하고, 중창을 하기도 했으며, 독창도 있었고, 춤추며 노래하는 것도 있었다. 힘들고 어려운 연습이었지만, 함께 이겨낼수 있었던건 무대에 올리고 그 무대의 일원이 되어 함께 공연을 즐기고 싶은 마음,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새로운것에 도전하는 자신에게 주는 성취감 등이 긴 연습을 이겨낸 동력이었으며,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공연 당일 메이크업, 헤어, 공연복 등을 자비로 준비하고, 공연 대관료, 식사 등의 비용을 각자 회비를 내어 충당했다.

그리고 공연 당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무대에 오르니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객석에 가득찬 관객들을 보며 가슴이 웅장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 이야기 했다. 전문성보다 무대의 정성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큰 감동을 준다고.

이번 뮤지컬처럼 영광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과 가르치는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면 배우고 가르치는 동안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 되겠지만, 얼마나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겠는가?

그리고 가르치고 배운것들의 결과를 전시, 공연 등을 통해 가족과 지인, 다른 군민들에게 선보이며 자신의 배움에 대해 자랑할수 있는 공간이 지속적으로 제공된다면 배움을 통해 얻어지는 높아지는 자존감은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무대가 끝났다. 공연이 끝나고 남은건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함께 공연을 했던 동료들과의 끈적한 우정일 것이다. 그리고 영광살이가 외롭지 않고, 친밀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행복이라는 걸 더욱 느끼게 되었다.

배우고 가르친다는 것은 이렇게 행복한 결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누가 잘하나 경쟁하고, 우월감과 열등감을 주는 나쁜 배움보다, 배우는 모든사람들이 행복하고, 함께 성장할수 있는 경험을 공유하는 좋은 배움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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