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당재 시·수필·평론가

어느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 재미있는 실험 연구를 했다. 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한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드문 싱싱하고 달콤한 딸기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멀리 나무 밑에 두고서. ‘누구든지 가장 먼저 바구니 까지 뛰어간 한 아이에게 과일을 모두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아이들에게 이 말이 전달되자 어느 한 아이도 쏜살 같이 달려가지 않고 마치 미리 약속이나 한 듯 서로의 손을 잡더니 그대로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쪽 과일 바구니에 이르자 모두 함께 빙둘러 앉아 한입 가득 과일을 입에 물고서 싱글싱글 웃으며 과일을 나눠 먹더라는 것이다. 그러자 그 인류학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들에게 누구든지 제일 먼저 일등으로 달린 아이에게 바구니 과일을 다 주려고 했는데 왜 손을 잡고 같이 달렸어?” 하고 묻자 아이들의 입에서 "우분투UBUNT"라는 단어가 모두 합창하듯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아이가 이런 말을 덧붙였다. “나마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 있죠?”

우분투:UBUNTU”는 아프리카 말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이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과외 학원으로 가는데 정신이 없을 것이다. 내가 1등을 하기 위해서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따뜻한 우리말로 나 이전에 우리 함께 같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볼 수 없을까 감히 우리 아이들에게 제안해 보고싶다. 우리교육 현장에서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혼자 가는 것보다 다 함께 멀리 가는 것이더 아름답고 소중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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