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에서 청소년으로 살아가기

국형진/ 영광군미래교육센터장
국형진/ 영광군미래교육센터장

필자는 수년간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모든 인간은 행복하기를 원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자신이 경험과 개인적 특성에 맞는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대부분 밝은 미래를 위해 지금은 공부해야 할 때라는 언젠가부터 진리처럼 강요되는 이야기들로 지금의 행복보다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을 투자하는 것을 익숙하게 살아간다. 그렇다면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지금의 미래의 행복을 어느 정도 보장할까?

최근 청소년의 진로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에서 청소년의 행복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소년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나 진로준비행동과 같은 진로 변인도 청소년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진로에 대한 고민은 청소년들에게 공부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통계청 여성가족부 청소년백서 2022), 행복을 위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도 높았고(유미숙 외 2013), 따라서 아동과 청소년들이 꿈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현재의 행복을 위한 것임과 동시에 자신의 일생을 만족스럽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연구들을 검토해보아도 꿈이 구체적이고 분명할수록, 꿈이 자기결정권이 보장될수록, 꿈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인식할수록, 꿈의 변화 정도가 작을수록, 꿈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눌수록, 자신의 삶 속에서 꿈을 향해 노력하며 살수록 행복감은 더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정익중 외 2018)

하지만 청소년들은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꿈과 흥미보다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직업, 부모님이 좋아하는 직업에 맞추어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현대 청소년들의 모습이며 월드비전의 ‘2020 한국 미래세대 꿈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희망과 진로를 꿈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의 꿈을 갖게 된 주요 이유도 주위의 권유와 추천’, ‘누군가를 도와주고 봉사하고 싶은 마음’, ‘조용하고 따뜻한 삶에 대한 동경등을 꼽았다.

이렇듯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꿈을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의사, 변호사, 경찰, 엔지니어 등 직업군이 다양하고 하는 일도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꿈은 진로보다 상위의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꿈이 뭐냐고 물어볼 때, “행복하게 사는 것”, “여행을 많이 다니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고, 이는 직업을 뜻하는 진로의 개념보다 더 추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이 진로보다 추상적인 상위의 개념이라 하여도 꿈은 특히 청소년의 진로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싶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 이것이 진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은 꿈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행복을 살아보지 못한 미래의 나중의 행복을 위해 학습이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대부분 의지하게 되고, 그 선택 외에는 다른 방식을 스스로 찾아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영광군에서도 청소년의 8~90%가 진학을 하게 되고, 그 진학을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동시에 해결하고 싶어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행복은 나중이 아니라, 지금의 문제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행복을 느낀다면, 지금 자라는 현실에서 그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면, 청소년들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찾은 행복을 가지고 계속 행복하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심심하다, 할 것이 없다 등등 초등학생들의 푸념을 보면 영광이 얼마나 아동이 심심한 도시인지 우리는 알 수 있다.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이 상상하는 일들을 경험하기 위해 영광에서 그 멘토가 부족하고, 경험시켜줄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생각 또한 문화적 환경적으로 도시화된 곳에서 사람이 북적이고, 젊은 사람들만이 모이는 거리 등의 문화를 경험하면서 동화되고 싶어하는 것들을 보면, 청소년들은 자신들만의 공간,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곳에서 어른들의 간섭보다 자신들의 자치로 만들어가는 스스로의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무언가를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동과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호기심을 풀어줄 다양한 기회의 공간, 자신들이 자치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수준 외의 깊은 간섭을 어쩌면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행복!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오히려 쉽게 우리 영광의 아동들과 청소년들에게 제공해야할 일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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