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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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亂暴)한 신 아수라

아수라(阿修羅)는 산스크리트어 asur의 음역(音譯)이다.

아소라(阿素羅), 아소락, 아수륜(阿須侖) 등으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약칭은 수라(修羅)라고 하며 추악하다.’는 뜻이다.

아수라는 본래 부처의 설법에 교화되어 불법을 수호하는 야차, 간다르바, 마후라 등과 함께 육도 팔부중(八部衆)의 하나로서 고대 인도신화에 나오는 선신(善神)이었는데 후에 하늘과 싸우면서 악신(惡神)이 되었다고 한다.

얼굴이 셋이며 팔이 여섯 달린 흉측하고 거대한 모습의 아수라는 증오심이 가득하여 싸우기를 좋아하므로 전신(戰神)이라고도 한다.

그가 하늘과 싸울 때 하늘이 이기면 풍요와 평화가 오고, 아수라가 이기면 빈곤과 재앙이 온다고 한다.

인간이 선행을 행하면 하늘의 힘이 강해져 이기게 되고, 악행을 행하면 불의가 만연하여 아수라의 힘이 강해진다.

아수라를 물리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이 선행을 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이룰 때 악의 상징인 아수라는 발을 못 붙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피비린내 나는 아수라장(阿修羅場)도 자취를 감추게 된다는 것이다.

인도의 서사시 마하바라타에는 비슈누신의 원반에 맞아 피를 흘린 아수라들이 다시 공격을 당하여 시체가 산처럼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를 아수라장이라 부르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아수라장은 눈뜨고는 볼 수 없는 끔찍하게 흐트러진 현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화 아수라와 아수라장 된 정가

강력계 형사 한도경은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경기도 안남시 박성배 시장의 뒷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악에 계속 노출되는 사이,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핑계로 돈이 되는 건 뭐든 하는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한도경과 그의 약점을 쥔 독종 검사 김차인과 검찰수사관 도창학은 그를 협박하고 이용해 박성배 시장의 비리와 범죄 혐의를 캐려 한다.

각자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한도경의 목을 짓누르는 검찰과 박성배, 그 사이에서 태풍의 눈처럼 되어 버린 한도경은,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 문선모를 박성배 시장의 수하로 들여보내면서 살아남기 위해 혈안이 된 나쁜 놈들 사이에서 서로 물지 않으면 물리는 지옥도가 펼쳐진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이 공무원이다.

한도경과 문선모(경찰공무원)는 물론이고, 박성배(시장 : 정무직 공무원)와 그의 수하인 은충호(비서 : 별정직 공무원), 김차인(검사 : 특정직 공무원), 도창학과 차승미(검찰공무원 : 특정직 공무원) 등 거의 대부분이 공무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는 살인, 매춘, 절도, 협박, 불법 촬영 등 권모술수가 난무한다.

영화 아수라의 내용이다.

요즘 한국의 정치권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범죄관련 의혹과 대장동 일당이 저지른 범죄행위를 닮았다고 해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다.

파옹구우(破甕求友)의 용기와 결단력

중국 북송의 정치가 사마광의 일화이다.

동네에서 한 아이가 두 길이 넘는 큰 물항아리에 빠졌는데 어른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사다리와 밧줄을 가져오라고 야단법석만 떨고 있었다.

그때 앞으로 나선 일곱 살 난 사마광이 돌로 물독을 깨뜨려서 아이를 구했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한 사자성어가 파옹구우(破甕救友)이다.

옹기를 깨뜨려 친구를 구한다는 말이다.

현대적 해석으로는 작은 것을 깨뜨려 큰 것을 구한다는 뜻으로 쓰이는데, 값비싼 옹기를 아까워하며 발만 동동 굴렀던 어른들과 달리 독을 깨뜨려 더 소중한 생명을 구해낸 어린아이의 용기와 결단력이 요즘의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지금 여의도 정가에 난무하고 있는 아수라장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파옹구우의 용기와 결단력을 가진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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