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보다 코스요리

국형진/
국형진/영광군미래교육센터장

언젠가부터 뷔페가 부담스러운 나이이다. 수십여가지의 음식이 쌓여 있는 뷔페이 가면 맛도 못보고 오는 음식이 더 많을뿐더러, 골라 먹는 재미보다 적당히 맛있게 먹을수 있는 것이 더 필요한 나이가 된것같다.

실제 청소년들과 프로그램을 하면서 뷔페를 가보아도 청소년들이 예전처럼 허리띠를 풀러놓고 배터지가 먹는 경우는 적은 것 같다. 이제 시대가 다르지 않은가?

지역사회 아동 청소년 복지 채계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영광에 귀촌한 10년전에 비하면 참 다양하고 많은 아동, 청소년 복지 기관과 사업들이 생겨났고, 저마다 참 열심히 많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어 제공하고 있으며, 골라서 서비스를 받을수 있는 선택의 폭도 참 넓어진 것 같다.

하지만, 성장의 과정을 겪은 이후에는 질적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일어날때인 것 같다.

코스요리처럼 뭔가 맥락있고, 중복되지 않으며, 맞춤형으로 필요한 음식이 제공되는 것처럼 아동 청소년에 대한 서비스도 이런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아동 청소년 통합사례관리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다양한 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대상자별 제공 서비스의 특성화, 정보제공, 이용서비스의 통합 정보관리, 사례관리기관서 서비스제공기관의 설계를 통한 중복역할수행 예방과 효율적 서비스 제공 등을 주요 내용으로 추진중이다.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서 질적으로 우수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 등 청소년복지와 관련된 다양한 부처에서 연구 보고서를 쏟아내며, 과거의 제공기관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의 무게중심이 움직여야 한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제 현장이 응답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학교, 청소년복지기관, 단체 등은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에서 다른 방향의 사업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첫째 대상자의 의견수렴과 참여를 통한 제안의 활성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어떤 대상이, 어떤 서비스를 원할까? 하는 부분은 수요자와의 소통창구 없이는 알수가 없다. 전문가가 알아서 설계하니 이용자는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접어야 한다.

두 번째 구체적인 요구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FGI등을 통한 인터뷰도 도움이 되겠지만, 양적 통계를 통해 변화는 과정을 인식하고, 변화하는 트랜드를 반영할수 있도록 하는 설문과 정책 제시능력이 우리 지역사회에도 일반화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세 번째 빅데이터의 활용이다.

아동, 청소년 기관들은 각자의 시스템으로 분절된 정보를 생산해낸다. 하지만 이용자는 각자 다른 시스템이 서비스 중복 제공이나, 맞지 않는 진단으로 인한 서비스 제공에 효과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이라는 큰 장애가 있으나 지역사회 정보를 공유할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이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데이터화 하고, 이 데이터를 통해 중복제공이나, 필요 없는 서비스 제공을 막고 더욱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지역사회 통합 사례관리 거버넌스의 필요성이다.

다수의 단체와 기관이 통합적으로 움직이는 설계를 통해 기관별 역할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기관의 운영 성과를 극대화 하며, 전문화 될수 있도록 역할을 나눈다면, 거버넌스를 통해 통합지원체계가 실효적으로 활동할수 있으며, 사업성과분석과 향후 개선 방안 도출에도 큰 도움이 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이 먹여주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맞춤형으로 적절하게 먹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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