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청소년과의 소통 콘서트

“Never, Never, Never give up!(절대,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라!)”

영국수상 처칠이 미국 옥스퍼드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학생들을 격려하며 했던 말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쟁 후유증으로 실의와 좌절에 빠져있는 학생들에게 결코 희망을 잃지 말라며 용기를 심어주고자 했던 전쟁영웅의 명연설이었다.

강종만군수는 지난 달 25일 군청 대강당에서 “Never give up.”을 주제로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임세훈 소통실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크 콘서트는 관내 초,,고등학교의 청소년 70여명을 초청해 격식과 틀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1부에서 강군수는 “Never give up.”을 화두로 실패와 좌절의 순간이 있을 때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이어갔다.

또 자신이 살아 온 인생여정과 한 집안의 구성원으로써 그리고 정치인으로써 겪어야 했던 시련과 좌절의 순간들을 들려주며 역경과 고난을 이겨냈던 일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특히 서울의 명문대학에 연거푸 낙방한 후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겪은 좌절감과 정치를 하면서 후배의 배신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영어생활, 그리고 늦깎이로 석박사 공부를 하느라 눈이 나빠진 이야기며 이런 것들로 인해 가족들이 견뎌야 했던 기나긴 고통의 시간 등을 진솔하게 들려주는 대목에서는 진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어려운 친구를 위해 새마을금고를 만들었다며 학창시절 우정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강군수에게 손자를 낳아 준 며느리와 사모님 중 누가 더 예쁘냐는 돌발질문이 나오자 일평생을 같이 살아오면서 갖은 고난 속에서도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아내가 더 예쁘다(?)며 쑥스러워하던 장면에서는 애틋한 인간미마저 느낄 수 있었다.

이어진 2부에서는, 청소년들이 군정에 반영해주기를 바라는 질문과 군수의 답변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일본의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심어주었던 윌리엄 스미스 클라스 교수의 Boys be ambitious!(청소년들이여 대망을 품어라)라는 말로 콘서트를 마무리 하였다.

지존파 사건이 준 교훈

우리 지역에는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인 지존파사건이 있었다.

19949, 한가위 명절 준비가 한창이던 때, 불갑을 근거지로 엽기적 살인행각을 벌인 범인 일당이 체포되면서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었다.

나는 인간이 아닙니다. 더 죽이고 싶었는데 못 죽여서 한이 맺힐 뿐이에요

체포된 후에도 거침없이 막말을 쏟아내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치를 떨며 저주를 퍼부었지만 정작 그들이 왜 그런 일을 저질렀으며 무엇이 그들을 그런 악마의 수렁으로 내몰았는지를 알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너무나 끔찍한 사건이라 사회적 이슈로 더 비화되기 전에 덮어버리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속전속결로 진행된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고 집행되기까지는 1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독기 서린 눈빛에서 세상을 원망하고 좌절하는 청년들의 몸부림을 보았던 것은 필자만의 착시였을까?

당시 26세였던 두목 김기환이 법정에서 한 최후 진술은 우리에게 큰 숙제를 던져주었다.

나는 왜 이 자리에 서서 단죄를 받아야 하며 내 죄가 왜 잘못된 건지를 모르겠습니다.

나는 세상이 가르쳐 준 대로 살았습니다.”

누군가 그들에게 그런 일은 잘못된 것이라 가르쳐 주고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이끌어주었더라면 지존파라는 이름이 악마의 화신이 되어 이 땅에 발을 붙일 수 있었을까.

혹여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권력과 축재에만 눈이 어두워 때 묻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길을 가르치고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꿈을 심어주는 일에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묻고 싶다.

미래 세대를 위한 배려

우리는 가끔 어린 청소년들을 하얀 도화지에 비유하기도 한다.

검정색 물감을 칠하면 검정 도화지가 되고 빨강색을 칠하면 빨간 도화지로 변하는 순수함 때문이리라.

기성세대들이 그런 순백의 청소년들에게 고루한 사고와 전통을 강요하기보다 인생의 선배로서 미래를 꿈꾸는 그들이 무엇을 아파하며 고민하는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바른 길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면 지존파 같은 불행한 청년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리라 믿는다.

내가 살아온 인생에 비추어 봤을 때 아무리 큰 시련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기회는 오게 되어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좌절과 절망의 순간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혹시 그런 어려운 일을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강군수는 이어 예산 1조원 시대를 공약했던 것도 이런 취약한 기반을 개선해 청소년들의 미래가 보장되는 최고로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어 여러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좋은 토양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을 끝으로 마무리를 했다.

우리 영광을 이끌어 갈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며 용기와 꿈을 심어주기 위해 청소년과의 소통이라는 토크 콘서트를 마련한 강종만 군수에게 박수를 보내는 까닭이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