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정의 전설

영광군 법성면 법성리 인의산 중턱에 장군정(將軍井)이란 샘이 있어 아침 일찍 샘물을 마시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샘물은 시원하고 맛이 있어 현재까지도 아침에 가벼운 등산을 하며 올라와 샘물을 마시는 사람들로 붐비는데 이 샘물에는 특별한 정기가 있어 이 샘물을 마시고 정기를 받은 여덟 명의 장사가 있었다고 한다.

이 소문은 인접 고을로 널리 퍼져 자기 고을에서 제일 힘이 세다고 뻐기는 김대력이라는 한 장사가 자기 고을에서는 힘을 겨룰만한 장사가 없어 소문난 팔장사와 겨뤄보고 싶은 욕망이 발동하여 법성포로 왔다. 법성포 동지재를 넘으니 길가에서 한 소년이 따비질을 하고 있는지라 소년에게 다가가

팔장사네 집이 어디냐?”

하고 물으니

팔장사는 장사가 여덟 명인데 그중 누구네 집을 찾으시오?”

하고 되묻는다.

나는 팔장사의 이름을 모르니 그중에서 제일 힘이 센 장사네 집을 가르쳐다오.”

그래요? 보아하니 아저씨는 장사와 힘을 한번 겨뤄보고 싶은가 본데 그렇다면 팔장사 중 제일 막내부터 한번 만나보시오.”

하며 소년은 기골이 장대한 어른도 들기 어려운 따비를 한 손으로 들어 지팡이 삼아 가리키며

쩌기! 저 집이 막내 허장사네 집이요.”

하는 게 아닌가? 김대력은 팔 장사를 만나보기도 전에 기가 꺾이고 말았다. 장사도 아닌 저 작은 소년이 저 정도의 괴력을 지니고 있다면 장사들은 얼마나 힘이 셀 것인가? 짐작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사나이 대장부가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설 수는 없다고 마음을 굳게 다진 그는 소년이 가르쳐 준 대로 허장사네 집을 찾아가니 한 젊은 청년이 마당을 쓸고 있어

나는 아무 고을 사는 김대력이라는 사람이외다. 이 집이 허장사네 집이라는데 지금 허장사 계시오?”

하고 물으니

내가 허만득 이오만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하고 되묻는다. 김장사가 청년을 자세히 바라보니 보통이 조금 넘는 평범한 체격인지라 저 정도면 해 볼 만 하겠다는 자신이 생겨

법성포 팔장사가 힘이 세다는 소문을 듣고 왔소이다. 나와 힘겨루기 한 번 응해주시겠소?”

하고 말하니 팔장사의 막내 허장사가 피식 웃더니 곁에 있는 짚 다발에서 지푸라기 하나를 뽑아 마당 가운데로 휙 던졌다. 그러자 지푸라기는 화살처럼 날아가 단단한 마당 한가운데 깊이 꽂히는 게 아닌가!

당신이 저 지푸라기를 뜯지 않고 온전히 뽑아내면 내 당신의 상대가 되어 드리리다.”

지푸라기에 기를 불어넣어 쇠꼬챙이처럼 만들어서 단단한 땅에 박는 일은 힘만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땅속에 박혀있는 지푸라기를 상하지 않고 온전히 뽑아내는 일은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를 본 김대력은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혼비백산하여 도망쳤다고 한다.

 

그런데 법성포에는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힘이 세어 지금부터 100여 년 전에 살았던 정인조라는 사람의 어머니는 지금 장정 대여섯 명이 힘을 합쳐야 겨우 들 수 있는 차돌 바위를 혼자서 치마폭에 담아 옮겨 돌다리를 놓았다고 전하며 지금도 홍 사거리에 돌다리 일부가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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