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사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요즘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는 말이 자유카르텔이라는 단어다. 윤 대통령은 어느 곳, 어느 행사를 불문하고 두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편으론 본인의 정치적 철학으로 이해가 되지만 일반인의 생활 철학이든 정치인의 정치 철학이든 인정을 받기 위해선 언행의 일치가 우선이다. 특히 정치인의 언행 불일치는 신망을 잃는다. 정치하는 사람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정치 생명을 절반쯤 잃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여기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심 철학의 단어를 연설의 추임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민주주의에서의 자유란 학문적 해석으로, 검열이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개인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기본권이다. 학문의 자유는 학자와 연구자가 정치 혹은 상업적 이익의 간섭 없이 연구와 교육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하는 관련 개념이다.

노동의 자유는 개인이 특정 조건이나 특정 임금을 받고 강제로 일하지 않고, 또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것은 노동자가 자신의 고용과 근로 조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권이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법치국가에선 헌법적 권리이다. , 노동을 하지 않을 권리로 갖는 저항적 권한인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노동자 외의 소위 자유를 위한 억압은 일방적 자유가 되고 반면의 한 방향은 헌법 위반인 셈이다.

사상의 자유는 박해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개인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믿을 수 있는 권리이다. 여기서도 역시 보복의 두려움이 등장한다. 자신의 의견과 생각이 무언가의 두려움에 억눌리는 현상은 이미 사상의 자유는 억압의 굴레로 들어간 상태일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에서 사상의 자유는 새로운 사상의 발전과 또 다른 지식의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이고, 인권 보호와 사회 정의의 발전을 위한 단초가 된다. 국민의 기본권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 요소가 자유라는 말이다. 여기에 최근 갑자기 대통령의 연설에 등장하기 시작한 카르텔은 무슨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일까.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을 등장시킨 메데인 카르텔, 1970년 콜롬비아 마리화나 밀매업자들을 시켜 소량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수하면서 시작되었다. 일종의 마약 카르텔이다. 하지만 원래 카르텔이란 정치 용어이다.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했으며 17세기 문헌에 처음 등장한다. ‘목적이 같은 국가 사이에 체결된 서면 조약이란 원래 의미가 벨기에로 넘어가면서 서로 다른 정당들이 공동 목표를 위해 구성한 연합체라는 뜻이 된다. 이게 우리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카르텔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정치 카르텔, 범죄 카르텔, 기업 카르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한국이 창작권을 보유한 사교육 이권 카르텔이 최근 만들어졌다. 이는 현 정부가 주장하는 시장경제의 자유를 정면 위반한다. 기업 카르텔은 기업 간의 자유경쟁을 배제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이지만 상황에 따라 무너지기 쉽다는 특성을 갖는다. 범죄 카르텔은 주로 마약의 생산, 유통, 판매를 위한 결속으로 나타난다. 현 정부는 각종 카르텔에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상과 방법이 문제이다. 헌법적 권리를 뛰어넘은 대처는 결국 자국민의 자유를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라진 자유를 위해 다른 쪽의 자유가 억압된다면 민주주의의 진정한 자유는 아니다. 특히 우리 현실에서 나타나는 축재(蓄財) 카르텔은 정도를 넘어섰다. 정치와 범죄 그리고 기업 카르텔의 종합 선물 세트이다. 이슈는 이슈로 덮고, 부족하면 국민 갈라치기의 이이제이(以夷制夷)를 구사한다. 카르텔을 밝히면 국민에게 혼란을 주었으니 더 나쁘고, 때로는 영()으로 법을 덮는 법 기술을 사용한다. 법치(法癡)로 법치(法治)를 구사하는 고난도의 종합 카르텔 정치를 누가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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