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운 시인, 서예가, 전 교장

우리는 자존심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자존심이 상했다라든지 자존심 하나로 살아간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여기서 자존심이란 남에게 굽히지 않고 스스로를 높이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자존심이 상했다고 한다면 나의 인격 또는 가치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손상을 입어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불쾌하다는 말이 된다.

이와같이 자존심은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평가하는 말이 된다.

자존감은 이와 다르다. 자존감은 자아 존중감이라는 말을 줄인 것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굳건하게 지켜지는 마음이다.

정신신경과 이시형 박사는 자존감, 자신감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거나 비하한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분노를 일으켜 인간관계를 해치거나 돌발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자존감이란 당당하고 의욕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심리적 기제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윤홍균은 <자존감 수업>에서 자존감을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자기 효능감은 자기는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마음이며, 자기 조절감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음을 말하며, 자기 안전감은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마음이라 정의 하였다. 이런 세 가지 마음이 자존감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확신과 자기 사랑을 근간으로 한다. 어떤 상황이나 현실에서도 자신을 믿고 사랑하기에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남의 탓을 하지 않는다. 실패나 성공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그래서 실패하면 새로운 방안을 찾아 더욱 힘쓸 것이고, 성공해도 자만하지 않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안다. 그래서 인생을 자기 주도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자존감이 부족하면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어 불안하며 누군가 도와주기를 바라든지 모두가 자기의 하는 일은 방해하는 것만 같은 심리에 사로잡혀 위축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어진다. 이러한 경우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자살을 택하는 등 극한적인 선택을 하는 수도 있다.

높은 자존감은 학습능력도 높여준다. 정종민은 <0.3초의 기적>에서 학생의 미래는 자존감에서 시작된다고 하면서 교육은 학생의 자존감을 높여 학습능력을 높여주고,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하였다.

윤홍균은 자존감을 기르기 위해 자신을 사랑하기,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기,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 패배주의를 뚫고 전진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특히 자존감을 저해하는 습관인 미리 좌절하는 습관, 무기력, 열등감, 미루기와 회피하기, 예민함등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기르는 데는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다. 맹목적인 것보다 자녀가 잘하는 것을 한 가지씩 찾아서 스스로 하도록 하고, 잘할 때마다 칭찬을 하여 자신감을 갖게 하는 일이다. 운동회 때 달리기를 1등 하였다면 그 1등 장면을 수시로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하는 일 중에서 조금이라도 잘하면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격려하는 일이다.

가정에서 자기의 역할을 부여하고, 가정을 위해 자신이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갖도록 하는 것도 좋다. 집안의 훌륭했던 조상들을 이야기하여 훌륭한 가정의 자녀임을 강조할 수도 있다.

자녀의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정지은, 김민태는 <아이의 자존감>에서 안정적인 애착 형성, 자기 주도성 향상, 독립적 인격체로 인정, 실패의 격려, 능력을 파악하여 향상시키기, 늘 긍정적으로 보아 주기등의 방법을 권하고 있다.

아이의 자존감은 아이의 신체상이나 자아상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고, 공감 능력을 높여주며, 성취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아이에게 성공을 가져다주는 수많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와 아이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아이의 자존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그것은 전적으로 부모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부탁하고 있다.

부모의 권위주의가 아이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고 류량도는 그의 저서 <제대로 키워라>에서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부모가 사랑한다고는 하면서도 행동이 그렇게 보이지 않을 때, 자존감이 심히 손상된다고 한다. 부모의 권위를 살려주는 것이 아이들의 교육에 좋지만 아이를 이해하지 못한 권위, 과도한 권위, 일방적인 가치를 추구하도록 하는 권위 등은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이나 삶의 올바른 태도 형성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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