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진 광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철진 광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철진 광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때는 코로나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져 있던 2020. 어느 한 교회에서 소독을 위해 신도들의 입에 소금물을 뿌려 한번에 50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킨 사건이 있었다. 소금물을 뿌린 교회에서는 방역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믿음으로 행한 일이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거짓 정보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으로 인해 사회 혼란만 가중시켰던 사건이었다. 이렇듯 당시는 유례없는 세계적 혼란의 초기였기 때문에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뉴스들이 무지막지하게 퍼져 나갔다. 팬데믹만큼이나 가짜뉴스의 전파 또한 무서운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전염병만큼 급속하게 퍼져 나가면서 무엇이 사실인지 알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생기는 현상들 중의 하나인데, 이러한 지식 폭발을 행운이 깃든 기회로 만들려면, 현재를 제대로 바라보고 상황의 성격을 이해해야 한다. 지식이 폭증하면서, 그 수명이 짧아지고, 지식의 소재와 성격이 바뀌고 있다. 바야흐로 단편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고하는 힘이 중요해지는 '생각의 시대'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단순한 정보의 수집자 또는 수용자로 전락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하면서도 구조적인 사유 능력을 확보하게 하는 일이 중요한 시대를 살아간다.

요즘에는 지식이 없어서 일을 못 한다라는 말은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지식과잉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맞는 말 같다. 그러나 지식이 많아졌다고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식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가치중립적이다. ()이 될 수도 있고,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지식은 축복이 될 수 도 있고 저주도 될 수도 있다.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으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근심을 더 하느니라라는 성경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말도 있듯이, 많이 알아서 머리 아플 때가 참 많다. 모르고 지내면 편하게 지낼 것을 괜히 알아가지고 괴로워할 때가 참 많다.

그러나 지식이 곧 근심인 것만은 아니다. 이 지식을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이보다 더 귀중한 힘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이 지식을 잘 활용해서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리더, 곧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지도자의 자질 중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가? ‘열심도 필요하고 열정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지식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하며, 날마다 지식을 배워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열정을 가장 빨리 꺼뜨리는 요인 중 하나는 절망과 포기다. 자신의 아이디어 실현에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추구할 수 있으려면, 강력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실패쯤이야다시 다른 방법으로 해 보면 되지라며 가볍게 넘겨버릴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실패 원인을 학습한 후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면 되는 것이다.

삶은 학습이요. 배움은 평생이라는 말이 있다. 배움이 있으면 쉼도 있다. 모르는 게 많고 너무 지식과 거리가 동떨어져 있으면 그것도 일종의 쉼은 쉼이겠지만 그저 안일의 쉼이 될 수밖에 없지만, 많은 것을 배우면 일 하는데 쉼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강력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지식으로 잘 무장하고, 배우는데 강점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많은 인생의 선각자들은 성공이 아니라 탁월을 지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이라는 단어와 탁월함이라는 단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성공’(success)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것을 의미한다. “저 사람 성공했어라고 할 때 그것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열등한 사람이다. 왜 열등한가? 밤낮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자꾸만 이 성공이란 말을 떠벌리는 사람들은 다 비교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은 누구나 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 열등감이 있으니까 밤낮 비교하고, 비교하니까 열등감에 사로잡히고, 그러니까 항상 성공이니 실패니 그런 소리나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성공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탁월함’(excellence)은 개인의 최선이다. 주변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잠재력, 역량을 최선을 다해 발휘하는 것이다. 우리는 곧 인생을 성공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탁월함으로 나아간다. 성공은 남과 비교해서 최고가 되는 것이지만 탁월함은 자신의 최선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어제의 내 모습보다 내일의 내 모습이 더 나은 것을 깨닫고 "땀과 피와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리더"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리더가 이 시대에 출현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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