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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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양조장 발효탱크의 변사체

19784, 술을 만드는 한 주조장의 발효탱크에서 젊은 여자의 변사체가 발견되어 세상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명절선물이나 제사상의 제주(祭酒)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청주인 백화수복을 만드는 백화양조라는 주정공장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범인은 놀랍게도 백화양조 계열사 사장의 아들 강모군이었다.

사장 아들의 일방적인 진술만 있을 뿐 사건의 내막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재판기록에 따르면 죽은 여인은 강모군과 사귀는 사이라고 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양조장 앞에서 만난 두 사람이 백화양조 앞을 지나다가 경비원이 없는 틈을 타 주정 실험실로 들어갔으며 강군이 여자를 붙잡고 다른 남자관계에 대해서 추궁하자 "나는 너 외에는 사귀는 남자가 없다." 고 말하면서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옷을 모두 벗은 후 경련을 일으키며 실신하자 술통에 빠트려 익사시켜 버렸다고 했다.

강모군은 살인 및 시체 유기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살인죄와 주거침입죄가 적용되어 단기 26개월, 장기 3년 징역형이라는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당시 세간에는 부잣집 자식이라 봐주었다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백화양조의 이미지는 급격하게 추락하고 만다.

이 회사에서 판매된 소주인 '백화소주'는 당시 익사체가 있었던 주정원료를 버리지 않고 출시되었다고 주간경향에서 심층보도를 했는데 백화양조측과 주간경향측이 기사 내용을 두고 격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술시장의 변화에 따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했겠지만 어찌되었건 이 사건을 시발로 백화수복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해당 사건이 일어났던 공장은 사건 이후 롯데칠성음료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알몸 김치와 소변맥주

20213, 중국의 한 김치 공장에서 직원이 알몸 상태로 대형 김치통에 들어가 김치를 절이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올라오면서 한국의 소비자들을 경악시킨 사건이 있었다.

중국의 유명 블로그인 웨이보가 중국 내 김치 공장의 열악한 제조 공정을 촬영한 동영상을 올렸는데 동영상에는 소금물 위에서 알몸 상태의 직원이 배추를 절이고 있었다.

또한 녹슨 굴삭기로 배추를 건져 올리거나 고추 더미 속에 쥐가 돌아다니는 모습, 신발을 신은 직원들이 배추 더미 위에 올라가 작업을 하는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가뜩이나 식품 위생 논란이 많은 중국산 식품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나빠지는 계기가 되었는데 비교적 위생에 둔감하다는 중국의 네티즌조차도 경악했을 정도였다.

2023년 올해 들어 또 대형 사고가 터졌다.

한국 수입 맥주 시장 점유율 1~2위를 달리는 인기 제품인 칭다오 맥주공장에서 한 남성 직원이 맥주 원료(맥아)에 오줌을 누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중국 인터넷에 퍼지면서 그 파장이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만만찮게 일고 있다.

칭다오 맥주 수입업체는 영상 속 공장은 한국에서 수입하는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은 점점 더 확산하는 추세다.

벌써부터 매출이 급감하고 있으며 칭다오 회사의 시가 총액도 18000억원이나 떨어졌다.

먹거리로 장난치는 사람들

2021년 서울 방배동의 한 족발집 종업원이 무를 세척하던 수세미로 자신의 발뒤꿈치의 각질을 긁어내고는 다시 무통에 발을 담그는 일을 반복하다 족발집이 영업정지처분을 받았다.

중국의 경우에는 불량식품을 만드는 사람에겐 사형까지 선고하고 있지만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불량식품을 만드는 이유는 저질 재료로도 큰 돈을 벌 수 있는 폐쇄된 사회구조 때문일 것이다.

중국에는 2010년 전 세계를 경악케 한 쓰레기 식용유 사건을 비롯하여 2004DDVP사건, 2005년 수단홍 식품사건, 2007년 클렌뷰터롤 돼지고기 사건, 2012년 공업용 젤라틴 약용캡슐 사건, 2012년 공업용 소금간장 사건 등등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맥주원료에 소변을 봤던 범인이 갑자기 열사가 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중국식품의 현주소에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이 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사건들이 얼마나 많겠느냐?”정신나간 독재체제에 소변으로 경종을 울려 15억 인민에게 깨우침을 주려 한 저분이야 말로 열사라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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