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병연씨 유해 추도식 후 고향 홍농읍 안치

남태평양 타라와섬 희생자 1,117명중 첫 봉환

가족을 두고 전쟁터로 끌려가 희생당한 청년이 80년만에 고향땅에 묻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4일 영광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고인의 유족인 차남 최금수씨를 비롯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 강종만 군수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타라와섬 강제동원 희생자인 고() 최병연씨의 유해봉환 추모식을 열었다. 인천공항을 통해 전날 국내로 봉환된 유해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 후 홍농읍 선산에 안치됐다.

1918년생인 고인은 24살이던 194211월 아내와 두 아들을 남긴 채 한국에서 6,000km 떨어진 남태평양 키리바시공화국 타라와섬에 일본 해군 군속으로 끌려가 1년 만인 194311(20~23일 추정) 미군과의 전투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라와섬 전투는 미군이 태평양전쟁 중 벌인 최초의 대규모 상륙전으로 미군 35,000여명과 일본군 4,800여명이 참여해 미군 등 1,021명을 포함해 6,000여명이 숨졌으며, 한국인 사망자는 문서상 1,117명으로 이중 유해가 돌아온 것은 80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날 추도식에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영광군농민회·여성농민회 등이 함께해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 사죄와 배상 등 뼈조차 고향 땅에 못 오는 유골을 돌려달라며 정부의 굴욕외교를 규탄하기도 했다. 이날 단체는 일제강점기 오키나와, 남태평양, 동남아시아 등에 끌려가 숨진 강제 동원 피해자는 군인·군속 22,000, 노무자 15,000명 등 학계 추정 최소 8만여 명에 이른다며 일본과 사할린 등에서 일부 봉환된 유골은 있었지만 태평양 지역에서 돌아온 조선인 유해는 이번 외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정부가 2016전몰자 유골수집 추진법을 제정해 제2차 세계대전 전몰자 유골을 발굴하면 DNA 대조를 거쳐 유족에게 인도하고 있지만 일본인 외 한국인 피해자는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한국 전몰자를 A급 전범들이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해 죽어서까지 일본을 위해 충성토록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번 유해는 2019년 시작된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발굴 작업에 참여한 한국계 박사가 제보해 신원을 확인 했지만 코로나 사태 및 협의 등 우여곡절 끝에 봉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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