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전기 3,400만원 사용, 잘 봐달란 청탁성 지적

동일장소 을지훈련 땐 재활용 등 200만원과 대조

영광군이 불과 열흘정도 사용하는 감사장에 수천만원을 지출하고도 관행이란 입장이다.

영광군에 따르면 6개반 16명으로 구성된 전라남도 감사팀은 2월 초 4일간 사전감사를 거쳐 15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군청 3층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로 보류했던 기간을 포함해 4년간 영광군 행정 전반을 대상으로 막바지 감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불과 열흘가량 감사를 받는데 필요한 감사장 설치 과정에 영광군이 전기공사와 사무용 책상 구입 등 3,400여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돼 수감기관의 과도한 편의제공이 아니냐는 등 예산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영광군은 구입한 가구는 직원에게 재배정해 사용한다면서도 대부분의 기관들이 수감을 위해 감사장을 준비하는 과정에 예산 지출은 불가피한 관행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예산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단순 감사장 준비에 필요한 예산을 투입했다고 보기에는 과도해 보인다.

실제, 군은 당초 18명으로 예정된 감사인원을 고려해 책상과 의자 이동식 서랍장 18개 세트에 회의용 탁자, 탕비실 선반과 칸막이용 파티션, 옷걸이까지 사업비 1,886만원을 배정해 1,735만원을 지출했다. 또한, 컴퓨터 등 전산장비는 기존 제품을 활용했지만 전력 부족을 우려해 분전반 등 전기공사 1,650만원까지 총 3,385만원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9년 전남도 감사 때에는 가구 구입만 1,588만원에 달했으며, 지난해 감사원 감사 때에는 의자와 문서장 및 서랍장, 파티션 등 구입에 692만원과 전열 보수비로 156만원 등 850여만원을 지출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감사장을 꾸린 비용은 유독 많다.

특히, 지난해 84일간 동일 장소인 군청 3층 회의실에서 책상 20여개와 컴퓨터 10여대를 설치하고 25명이 근무한 채 진행한 을지훈련 상황실의 경우 기존 책상과 접이식 의자 등을 활용해 예산 지출은 200여만원에 불과해 대조적이다. 그동안 동일 규모의 훈련 등을 문제없이 진행한 점을 감안하면 전력 부족으로 전기공사를 했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더구나 과거 다른 사업으로 구매·사용 후 보관 중이거나 남은 가구 등이 버젓이 있는데도 새제품을 구입한 것은 편의제공과 예산낭비를 넘어 잘 봐달라는 우회적 청탁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