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운

인간은 공동체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것이다. 이렇게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 삶의 기술이 된다. 인간관계의 시작은 공감에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단초가 공감이다. 더욱이 좋은 인상은 인간관계를 좋게 하는 요소가 된다. 첫인상이 좋으면 다가가고 싶고 그래서 관계가 빨리 좋아지는 것이다. 서로 대하다 보면 거리끼는 상대가 있는가 하면 언제나 편하고 좋은 관계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규정짓는 요소가 예절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절을 인간의 성품 중에서 으뜸으로 꼽았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들어 왔다.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기 위해 제작한 소학에 보면 원형리정(元亨利貞)은 천도지상(天道之常)이요,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인성지강(人性之綱)이다.’는 말이 나온다. 원형리정은 자연의 순환법칙으로 하늘이 갖추고 있는 네 가지 덕이요, 인의예지는 인간으로 하여금 하늘로부터 타고난 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성품을 지닌 사람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예절은 인성이 겉으로 드러나는 형상이다. 사람의 행동에 예절이 어느 정도 배어 있는가가 그 사람의 인격이며 훌륭함이라는 말이 된다.

어느 회사에 신입사원이 첫 출근을 했다. 어리둥절해 하며 현관을 들어서며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그 회사 회장님이 현관에 들어섰다. 신입사원은 현관에 들어서는 어른의 모습을 보고 길을 비켜서서 정중히 인사를 하였다.

이렇게 길을 비켜서면서 정중히 인사하는 모습을 좀체 보지 못했던 회장은 이 장면이 인상깊게 남아 있었고, 그 후 그 신입사원이 중요한 자리에 가도록 배려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회장은 그 사원의 평소 생활에 관심을 갖고 살펴봤을 것이고, 처음의 그 장면이 일상 업무에서도 빛을 발하는 것을 보고 중요한 자리에 임명했으리라는 추측이 간다.

예절은 친절과 배려이다.

위의 사례와 같이 친절은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이런 사례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 친절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행복하다. 다른 사람도 자신에 대해 친절히 대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다. 내가 친절하면 다른 사람도 나에게 친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베푼 친절이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예절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은 아니다. 진실과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진실이 담기지 않은 예절은 결국 나중에 거짓이나 아부로 치부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예절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해 보는 여유와 지혜를 말한다. 나 위주의 예절은 아니라는 말이다.

예절은 남에게 피해주지 않음이다.

길거리를 가다가 사람을 만나면 길을 열어 주는 것, 큰 소리로 떠들어 주위를 소란하게 하지 않는 것 등등 내가 공동체 생활을 함에 있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요즈음은 특히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차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차와 관련된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예가 허다하다. 차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일, 나의 행동으로 인해 사회에 해를 주지 않는 일 등등 이러한 예절이 몸에 배이도록 해야 한다.

예절은 자신의 이미지이다.

지금은 자신의 이미지가 재산인 시대가 되었다. 특히 대중의 인기를 중요시하는 직종일 경우 더욱 그렇다. 김연아 선수가 대통령과 함께한 자리에서 대통령의 손을 뿌리쳤다 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본인은 자기가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작은 행동 하나가 사회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평상의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지만 한 사람에게라도 자기자신의 이미지를 손상하게 되면 그게 결국 불행의 씨앗이 될 공산이 큰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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