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남면 설매리 서고마을의 서북쪽 미륵골에 위치한 이 불두는 아직까지 학계에는 보고된바 없는 불교유물이다. 이곳은 군남면의 설매리와 염산면의 상계리에 걸쳐있는 설매산(200M)의 남쪽 계곡 속칭 미륵골의 중간에 해당하며 , 영광읍에서 염산으로 나 있는 808번 도로를 따라 가다가 군남과 염산의 경계를 이룬 돌팍재 조금 못미친 설매리 서고에서 우측으로 미륵골산장이란 음식점의 표시판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이 음식점이 있고 여기서 다시 위쪽으로 100M가량 올라가면 우측의 큰 바위 위에 거대한 불두가 올려져 있다. 이 불두를 이 마을 주민들은 미륵불로 부르고 있으며 불두가 올려져 있는 바위는 자연석으로 균열이 심한 편이다. 불두의 방향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고, 바위는 가파른 곳에 있어 전면에 3단의 작은 축대를 쌓아 놓았다. 이 불두의 전체높이는 190㎝이고 얼굴길이 160㎝, 너비 100㎝, 두께가 55㎝에 이른다.

자연석의 바위 위에 불두만을 조각하여 올려놓은 특이한 형태를 갖춘 이 조각상은 얼굴모양의 조각솜씨가 아주 뛰어난 편이다.

불두는 바위의 앞쪽 앞면을 ㄴ자로 다듬어서 그 위로에 약간 비스듬히 올려 놓여져 있으며 바위전체 형태가 삼각형에 가까워 멀리서 보면 좌상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불두는 큰 바위 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 바위의 앞이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서 정면을 응시할 수 없어 얼굴의 정확한 모습을 파악하는데 다소 지장을 준다. 그러나 명상에 잠긴 듯한 거대한 불두는 그 뛰어난 조각솜씨로 보는 사람의 감성을 압도하고 만다.

이 불상은 얼굴 형태가 장방형에 가깝고 눈은 명상에 잠긴 듯하여 얼굴 앞면이 넓어 근엄하고 장중한 면을 풍기고 있다. 머리 위에 넓고 큰 육계¹(너비 60㎝, 높이 33㎝)는 고식을 따르고 있으며 이마는 좁은 편에 속하고 백호²는 없다. 눈은 반쯤 감겨있고, 장흥 보림사 철불처럼 눈두덩이가 유난히 크다고 한다. 코는 알맞게 곧게 내려 왔고 입은 단정히 다물고 있으며 양입가와 중앙 밑부분에 성혈처럼 홈이 파여 있다. 귀의 길이는 95㎝나 되어 아주 길게 목의 중간가지 내려 왔고 약간 평면적으로 조각했다.

이 불두의 정면은 조각이 아주 정교하나 후면은 거의 평면으로 처리하여 불두를 자연석에 올리면서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 깎아낸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목 부위의 밑에 폭 30㎝, 깊이 15㎝ 이상의 꼬다리가 부착되어 있어 불두를 보다 안전하게 올려놓으려는 치밀함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에 의하면, 이 조각상은 선뜻 어느 계열에 속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 통일신라 전성기의 불상들과도 비교해 볼 수 있으며 또한 고려 전반기의 복고풍 불상들과도 연관지어 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중국의 남쪽 지방에 있는 조각상들과도 관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이 불두가 바로 서해안과 접해 있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다.



주) 1. 육계: 부처 32상(相) 중의 하나. 부처의 정수리에 솟은 상투모양의 살덩이

2. 백호 : 부처 32상(相) 중의 하나. 눈썹사이에 난 터럭으로 광명을 무량세계(無量世界)에 비친다 함. 불상에는 진주, 비취 또는 금 등을 박아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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