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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만난 선배가 대뜸 그랬다. “나는 마을주의자가 싫어.” 오래간만에 만난 자리에서 마을주의자가 싫다니? 당황스러웠지만 그의 이력을 알기에 짐작은 갔다. 그는 90년대 후반, 대학을 졸업하고 노동운동을 하겠다며 전자제품 하청업체 공장에 취직, 노동현장에 투신한 마지막 세대다. 동료 3명과 함께 들어갔으나 다 떠나고 혼자 남았다. 노동운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현실의 잔인한 장벽앞에서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떠난 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고 남은 이는 독기를 품고 버텼다. 그는 그렇게 밑바닥에서부터 올라가 어엿한 산별노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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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7.02.2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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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0년전 일이다. 2007년 성역으로 여겨졌던 삼성 내부 비리를 세상에 고발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람이 있었다. 변호사 김용철. 삼성 구조조정본부(현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이었던 그의 양심 고백으로 삼성의 로비 실태가 세상에 알려졌다. 김용철을 통해 알려진 삼성의 천문학적 액수의 비자금 축적, 정관계, 법조계, 언론계 등에 대한 체계적인 뇌물 공여와 거미줄처럼 뻗친 로비망은 상상 그 이상이다. 삼성의 로비실태와 유착관계는 이미 2005년 이른바 ‘X파일 사건’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당시 ‘X파일 녹취록’에는 삼성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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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7.01.3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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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깊이 절망하고 뜨겁게 분노했던 2016년. 대한민국 잔혹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해 새 희망을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러울 만큼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산적하다. 탄핵 심판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대한민국은 거대한 정치적 격랑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서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민의가 본령이 되는 진짜 민주주의 정치를 실현하는 역사의 진보를 이룩해야 한다. 불의한 체제에 기생해 부역자 노릇을 해 왔던 정치권력, 재벌권력, 언론권력을 심판하려면 신발끈을 단단히 묶어야 한다. 새해에 떠오르는 태양은 장엄하겠지만 너무 오래 취하지는 말자. 2017년 새해의 ‘희망’이란 온갖 부정의하고 낡은 것들과의 물러섬 없는 싸움 속에서 오롯이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김수영 시인이 ‘풀’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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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7.01.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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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의 푸르른 솔잎을 보라/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비바람 맞고 눈보라쳐도/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거칠은 들판에 솔잎되리라/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150만의 촛불이 청와대를 에워싼 순간, 양희은의 ‘상록수’가 울려퍼지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무언가 뜨거운 것이 가슴 속 저 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지난 총선이 끝나자 내로라하는 학자들과 평론가들은 그랬었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선거를 치르면 35%는 보수세력에 표를 줄 것이라고.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이 아무리 터져봐야 보수세력의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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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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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린’에서는 ‘중용’(中庸) 23장을 인용한 대사가 나온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 겉에 배어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폐교 위기에 있었던 시골마을의 ‘작은 학교’가 결국은 지역의 희망으로 거듭난 이야기에 딱 들어맞는 경구다. 2010년 통폐합 대상이었던 묘량중앙초등학교는 지역민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제 논리로만 접근했다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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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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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국민을 죽였다. 2015년 11월 14일 집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 공격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혼수상태 317일 만에 끝내 운명했다.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는 1년여의 시간 동안 어떠한 진상규명도, 사과도, 책임자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는 가장 잔인한 살인자로 둔갑했고 폭력적으로 진실을 덮었다. 전남 보성의 농민 백남기씨가 서울까지 올라가 외쳤던 구호는 ‘쌀 수입 반대’와 ‘쌀값 보장’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80kg 1가마에 21만원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되었으나, 쌀 시장 개방과 대기업의 쌀농사 진출을 허용하면서 약속을 져버렸다. 심지어 ‘밥쌀용 쌀’ 수입을 강행함으로써 국내 쌀 유통시장을 교란하고 쌀값 폭락을 부채질했다. 재고미가 175톤에 달하는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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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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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복지국가에 대한 단상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경북 성주 군민들은 대규모 삭발식으로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제 3후보지로 경북 김천의 염속산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주민들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애초 사드 배치의 명분과 당위성에 대한 대국민 이해와 설득 작업이 없었던 만큼, 이대로라면 어느 지역으로 가든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바깥 상황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해 경제 무역 보복까지도 감수할 태세다. 나라 안팎으로 갈등이 커지고 위기감은 높아지는데 박근혜 정부는 '타협 불가' 입장만을 고수하며 사드 배치를 강행할 태세다. 남북관계는 6.15 공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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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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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이 시끄럽다. 고준위 핵 폐기물 처리 문제 때문이다. 월성 원전은 2019년, 영광 한빛 원전과 고리 원전은 2024년, 울진 한울 원전은 2037년, 신월성 원전은 2038년에 고준위 핵 폐기물 저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다. 지난달 확정된 ‘고준위핵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포화상태에 이르는 고준위 핵 폐기물을 핵 발전소 부지 내에 ‘임시저장시설’을 확충해 ‘한시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부안 방폐장 건설 무산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자 고준위 핵 폐기물을 핵 발전소 안에 묻겠다는 말이다. 궁여지책이다. 지역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고준위 핵 폐기물은 반감기가 무려 10만년 이상이나 되어 ‘악마의 물질’로 불린다. 이 위험천만한 물질을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묻겠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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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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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최근 흥행을 기록한 나홍진 감독의 영화 의 명대사다. 마을에 벌어진 기묘한 살인 사건 피해자들과 동일한 발작 증세를 보이는 딸 효진이 아버지 중구를 향해 날카롭게 내뱉는 말이다. 나홍진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건의 피해자가 발생했을 경우 그 피해자는 도대체 어떤 연유로 그 피해를 입어야 하는 것일까 생각했고 그 원인을 찾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 유명 연예인의 성추행 파문 스캔들이 떠들썩하다. 영화 속 효진의 분노에 찬 아우성을 보면서 나는 다시 ‘세월호’를 떠올렸다. 언론의 과열 보도경쟁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자극적인 보도의 홍수가 국민들이 정작 알아야 할 중대한 문제들마저 휩쓸어가 버린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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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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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한낮의 여민동락. 흥겨운 아코디언 음악과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귀에 익숙한 ‘뽕짝’ 음악에 맞춰 한 판 잔치 마당이 열렸다. 대한노인회 영광군지회의 아코디언 공연 자원봉사다. 무려 17킬로그램의 무게에 달하는 악기를 직접 메고, 어르신들 앞에서 연주 기량을 뽐내는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어르신들이다. 이 ‘시니어 악단’의 지휘자는 83세(1934년생)로 최고령자다. 그는 공연이 진행되는 40여분 동안 국민 MC 유재석 뺨치는 진행 솜씨로 동년배 어르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한다. 이 악단은 한 달에 대여섯 군데의 복지시설을 다니며 연주 봉사를 한다고 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만큼 스스로의 힘으로 기량을 닦고, 인생의 황혼기를 봉사하는 삶으로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우리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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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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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귀촌을 했을 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아이들 교육 문제였다. 7년 전 일이다. 면 소재의 유일한 초등학교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원이 모자라니 학교 문을 닫겠다는 것이다. 막막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농업 농촌의 재생, 마을공동체의 복원과는 정반대인 졸속적이고 근시안적인 정책이다. 답답하다고 현실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맨몸으로 부딪쳐가며 만나고 설득했다. 학교 살리기 첫 해, 아이를 1학년에 입학시킨 여민동락공동체 권혁범 선생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학교가 없어지면 마을의 미래도 사라진다’는 호소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도시에서 시골 학교로 전학을 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2명에서 23명으로 학생이 늘었다. 가까스로 폐교 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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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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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두 번째 청문회가 끝났다. 여전히 진실은 미궁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선내 대기 방송이 선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폭로, 국정원과 청해진 해운의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들도 드러났다. 구할 수 있었음에도 구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대참사 뒤에 ‘내부자들’의 공모가 있었다는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6월 30일로 만료되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은 가려진 의혹을 규명하기엔 시간과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검을 해야 한다는 유족들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이유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어떤가. 야권의 분열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압승이 확실시된다. 이들은 세월호가 하루라도 빨리 잊혀지기를 원한다. 또 어떤 이들은 ‘세월호 피로감’ 운운하며 아예 노골적으로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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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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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 전의 일이다. 79세 노인이 통장에 잔고 27원을 남긴 채 5평 단칸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다섯 명의 자녀를 둔 노인은 폐결핵으로 앓고 있었지만 변변한 의료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자녀가 다섯이나 되는데 아무도 시신 수습에 나서지 않아 결국 노인은 무연고 처리됐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비참했던 노인의 운명은 충격과 슬픔을 자아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였던 노인은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받고 있었고 기초연금까지 포함해 매달 499,290원을 수령했다. 2015년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비는 주거급여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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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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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발 ‘보육대란’이 점입가경이다. 중앙 정부와 지방 교육청이 팽팽한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리과정(만 3∼5세 무상 보육·교육 공통 프로그램) 파행의 근원적 책임은 박근혜 정부에 있다. 시작은 대통령 선거가 있던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명박 정부는 만 5세 누리과정 도입 7개월 만에 3~5세로 확대 시행을 발표했다. 이것은 무상급식 반대 등 보편적 복지 정책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왔던 여당의 당론과는 배치되는 결정이었다. 당연히 대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0~5세 무상보육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연간 4조원에 달하는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교부금에 떠넘기면서 지방 교육청과 갈등을 빚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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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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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가 이렇게 민망할 수가 없다. 해가 바뀌면 으레 건네게 되는 인사마저도 머쓱할 정도로 나라 분위기가 흉흉하다. ‘올해도 잘 버텨야 한다’는 말들이 덕담 대신 오고 간다. 노동조합 간부로 일하고 있는 한 선배는 12월 31일 SNS에 ‘괴물집단 안에서 나도 자꾸 괴물이 되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 분노가 나를 망치지 않도록, 무엇보다 사람의 얼굴과 따뜻한 가슴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마음을 잘 다스리는 2016년이 되자’는 글을 올렸다. 눈물이 핑 돌았다. 선배가 이런 회한을 털어놓기까지 무수히 쏟아냈을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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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6.01.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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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복지는 기본권이자 공공재다. 두말할 나위 없이 복지확장의 근본에 ‘공공성’이 자리해야 하는 이유다. 공공성 강화를 위해 대한민국 복지는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바로 복지기관과 시설의 운영방식의 재구성이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공공 복지기관은 민간위탁 운영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가 땅에, 국가가 건물을 짓고, 국가가 인건비와 운영사업비를 전부 부담하면서도, 운영방식은 천편일률적으로 민간위탁이다. 민간위탁은 엄연히 민영이다. 공립민영시설에 해당한다. 직영은 공립공영이다. 민간위탁과 직영이라는 명명 대신 민영과 공영으로 분류하면, 복지기관 운영방식 방향을 어떻게 선회해야 하는지 분명해진다. 대한민국 복지가 민영중심으로 굴절 편향된 건 한국전쟁 탓이 크다. 전쟁은 국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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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5.11.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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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역사교과서 논란’만 뜬금없는 게 아니다. 언론에서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는 또 하나의 뜬금없는 박근혜식 폭거가 있다. 바로 국민 삶에 직결되는 ‘복지 축소’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축소하고 복지시책도 핍박하는 망측한 일을 거침없이 추진하고 있다.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유사 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지침을 보낸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2016년부터 전국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복지시책 중 대략 25.4%에 해당하는 사업을 전면 금지하란다. 중앙정부 사업과 비슷하거나 겹치고 혹은 별 성과가 없는 사업이라고 엄포를 놨다. 해당사업의 예산은 1조원이며, 이용자는 전국 64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저소득층 지원사업이 466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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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5.10.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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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다. 여민동락공동체 마을가게 ‘동락점빵’에 불청객(?)이 나타났다. 중학교 1~2학년 정도로 보이는 학생들이다. 인근 아이들이라 해봐야 뻔한데, 마을 아이들은 아니었다. 말수도 적고 몸집도 왜소했다. 그런데 뭐가 부끄러운지 쭈뼛쭈뼛 점빵을 기웃거리기 일쑤였다. 껌 하나 사는데도 표정이 힘들어 보였다. 군것질 하러 왔나본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눈치다. 그래서 어느 날엔 그냥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 동전을 세고 있는 모습이 짠해서였다. 저 만할 땐 다들 먹고 일어서면 배고플 때 아닌가. 아이들에게 과자나 사탕은 누가 뭐라 해도 맛있기만 하다. 어른들이야 유기농이니 친환경이니 따져도, 아이들에겐 불량식품 간식거리가 유난히 입에 당기는 법, 집에 있는 애들 생각도 나고 해서 그냥 웃어넘겼다.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5.09.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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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70년을 맞았다. 이 나라의 백성들, 그 모진 식민의 세월과 분단, 전쟁, 가난, 독재, 아이엠에프를 다 겪어가며 고생 참 많이 했다. 결국 제법 그럴싸한 나라를 만들었다. 불평등은 극에 달하지만, 적잖이 먹고 살만한 세상이다. 후퇴와 부침은 계속되지만, 민주주의는 거역할 수 없는 보편원리로 자리 잡았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꿈을 동시에 이룬 나라 대한민국,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 건 마땅하다. 그래서다. 해방 후 70년 동안 이뤄 온 ‘신화적인 역사’를 뿌듯하게 보듬어줘도 좋을 일이다. 오늘의 일시적 파국과 미완의 민족적 숙제를 이유로 70년간 이뤄온 역사적 성취를 쉬이 폄하할 일도, 낙담할 일도 아니라는 뜻이다. 문제는 따로 있다. 해방 70년은 바로 분단 70년이다. 분단 70년 동안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5.08.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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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을 농촌으로 보내 농업을 발전시켜라.” 미래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짐 데이터(82) 미국 화와이대 교수가 답한 한국사회 미래 생존법이다. 한국의 발전 모델은 외부적 요인에 따른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만든 상품을 다시 해외로 수출해서 돈을 버는 구조인 탓이다. 그래서 값싼 석유 시대의 종말, 치명적인 환경 파괴, 일상화된 글로벌 경제 붕괴라는 위험사회에서 더 이상 한국 방식의 경제전략은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어디 짐 데이터만의 분석이랴. 식량과 에너지 안보, 생태순환형 살림과 지속가능한 경제를 고민하는 지각있는 사람들에게 농업 농촌 농민을 유일한 돌파구로 보는 건 이미 상식이 되었다. 그렇다면, 방법이 무엇일까. 지면 한계 상 삼농(三農)의 중요성에 대한 철학과 정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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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5.07.20 09:46